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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신약 개발 최적화…글로벌 톱 수준 표적 항암제 기술력 확보"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

단기간 11개 파이프라인 확보

美에 1조원 기술 수출 등 성과

국내 첫 유니콘 특례상장 추진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오승현 기자




“보로노이의 인산화효소(카이나제·Kinase) 표적치료제는 세포 하나가 항공 모함이라고 봤을 때, 거기에 탑승한 사람 한 명(카이나제)을 찾아 가장 잘 어울리는 선글라스(약물)를 정확히 눈(돌연변이체 타깃)에 씌워주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극도로 정밀성을 갖췄습니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보로노이의 인산화효소 정밀표적치료제 기술력에 이 같은 자신감을 보였다. 인산화효소는 체내 500여 종류가 있는 세포의 신호전달 물질로 이 '신호등'이 고장 나면 암과 같은 질병이 생긴다. 표적치료제는 이상이 생긴 인산화효소 부분에 달라 붙어 병의 원인을 제거한다. 2001년 첫 인산화효소 표적치료제인 글리백이 출시된 이후 한동안 정밀한 표적 기술이 부족해 다른 방식의 신약에 비해 개발이 더뎠다. 김 대표는 "최근 인산화효소 표적치료제는 표적성 개선을 통해 아예 다른 차원의 신약으로 치료 효과가 개선돼 2025년까지 106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이 전망된다"며 "보로노이는 지난 3년간 한국에서 유일하게 세계 공동 8위(12개 후보물질)로 많은 글로벌 특허를 출원해 이 분야에 글로벌 톱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자신했다.

2015년 설립된 보로노이가 짧은 기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데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효율적인 신약 개발 기술이 주효했다. 먼저 'Kinase Profiling'을 통해 현재까지 약 4000여 개 화합물을 468개 인산화효소를 타깃해 해당된 활성화 정도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했다. 김 대표는 "기존 신약 개발은 한 가지 타깃에 후보 물질의 활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독성이 발견되거나 다른 타깃에도 반응해 선택성이 떨어졌다"며 "보로노이는 DB에서 원하는 타깃에만 더 잘 반응하는 후보를 찾아 AI를 통해 매년 300여개씩 신약 설계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와 동물실험을 결합한 고도화된 프로세스로 최고 수준의 뇌혈관장벽(BBB) 투과 기술을 확보했다.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BBB 투과율을 예측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난 3년간 매해 1만 8000마리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을 통해 약물의 투과율을 직접 측정해 누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김 대표는 "웬만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수준의 동물 실험 규모를 갖추고 BBB 투과율은 물론 독성 실험까지 실제 데이터를 확보해 AI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BBB 투과를 위해서만 매년 600~800개 약물을 시험하며 90% 이상 비효율 요인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가 보로노이의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AI를 활용한 최적화된 신약 개발 프로세스로 보로노이는 짧은 기간 11개(항암제 7개, 비항암제 4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에 MPS1 타깃 유방암 및 기타 고형암 치료제를 1조 원에 기술 수출하는 등 총 2조 1000억 원의 라이센스 아웃(L/O) 성과를 거두며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보로노이는 오는 3월 말에 국내 최초로 유니콘 특례 상장을 추진 중이다.

보로노이는 뛰어난 선택성과 개발 속도로 5년 내 파이프라인을 20개로 늘리며 꾸준히 기술 수출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AI를 활용해 후보 물질 도출 기간을 기존 4.5년에서 3배 줄여 1~1.5년까지 단축했다"며 "유전적으로 발암 돌연변이가 증명된 암(GDC)을 중심으로 BBB와 약효가 경쟁력 있는 후보 물질을 꾸준히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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