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323410)는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10만 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하지만 이후 성장주에 대한 리스크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에 휩싸이며 지난달 말에는 4만 원마저 붕괴돼 투자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에 힘입어 5만 원대 회복을 눈앞에 두는 등 변화된 흐름이 감지된다.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해지는 가운데 다른 은행·금융주의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카카오뱅크의 뒤늦은 ‘키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6.35% 오른 4만 9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장 중에는 4만 9900원(7.4%)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카카오뱅크가 하루 7% 이상의 오름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9월 14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들이다. 14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카카오뱅크를 사들이며 도합 1525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률은 17.2%에 이른다. 특히 이날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73억 원, 199억 원어치를 나란히 순매수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다른 은행·금융주와 비교해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도를 높였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코스피에 상장한 후 수일 만에 주가가 9만 원을 돌파하는 등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 말까지도 6만~7만 원대의 주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 등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를 잃은 데다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 올 1월 말에는 4만 원선마저 무너지는 등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특히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이익 상승 기대감으로 다른 은행·금융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성장주 스타일이 강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계속 제자리걸음이었다.
하지만 최근 주요 은행·금융주들의 주가가 올 들어서만 15~20%씩 단기간에 급등하자 카카오뱅크의 저평가 매력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여기다 카카오뱅크가 오는 22일부터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은 은행주로서의 카카오뱅크의 매력을 더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상품은 9억 원 이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최대 6억 3000만 원을 대출해주는 상품인데 대출 금리가 최저 2.989%에 그쳐 KB금융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금리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뱅은 또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다가구주택·단독주택 등으로 대출 대상을 확대하고 주택금융공사의 상품도 곧 출시할 계획도 언급하며 대출 상품 확대를 예고했다.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보다 금리 민감도가 높아 금리 인상기에는 순이자마진(NIM)의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신용대출 비중이 압도적이며 장기 고정금리 비중이 극히 낮아 금리 민감도가 높다”며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NIM이) 약 15bp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시중 은행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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