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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노 양장·죠다쉬 청바지…시대를 입은 '서울 멋쟁이들'

서울생활사박물관 '서울패션'展

벨벳 한복치마서 양장·힙합까지

1950~90년대 유행패션 돌아봐

서울생활사박물관 ‘서울멋쟁이’ 기획전에 전시된 1세대 패션디자이너 노라노의 60년대 코트. 박준호 기자




한때는 명동, 이후로는 이태원과 압구정, 홍대 등 시대의 ‘핫 플레이스’에서 자주 눈에 띄는 패션 아이템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 전역, 나아가 전국적인 유행을 일으켜 왔다. 해외 최신 트렌드를 받아들인 ‘서울 패션’이 전국의 유행을 주도하는 경향은 시대를 막론한다. 그렇다면 유행의 첨단을 달려 온 서울 사람들의 옷차림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을까. 서울생활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멋쟁이’ 전시회는 서울 패션을 연대 별로 따라가며 당시의 정치 상황과 시대 분위기, 경제발전의 수준 등을 살핀다. 서울역사박물관이나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부터 개인이 소장한 의상, 각종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전후 패션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박물관 측은 관련 조사 용역부터 유물 수집까지 전시 준비에 약 2년 간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60년대 신상우씨가 잡지 ‘신태양’에서 일하던 시절 찍은 화보. 사진 제공=서울생활사박물관


주로 군복과 구호품을 입었던 1950년대에도 ‘자유부인’, ‘마카오 신사’로 대표되는 서울 멋쟁이들이 있었지만, ‘서울 패션’으로 불릴 만한 트렌드가 만들어진 것은 1960년대부터다. 당시 명동에 밀집했던 ‘국제양장’, ‘노라노의 집’ 등의 양장점들은 전쟁 후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여성들을 위한 양장을 만들어낸다. 전시장에는 한국 1세대 패션디자이너 노라노와 최경자가 1960년대에 만든 트렌치코트, 시폰 롱 드레스 등의 의상 뿐 아니라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된 사진들도 가득하다. 사진가 신상우씨가 60년대에 찍었던 잡지 화보, 영화 스틸컷, 패션쇼 장면들이다. 윤일봉, 최무룡, 엄앵란 등 사진 속 당대 유명 배우들의 옷차림을 통해 그 시절 유행을 가늠할 수 있다.

사진가 신상우씨가 잡지 ‘신태양’에서 일하던 시절 찍은 1960년대 여성들의 모습. 사진 제공=서울생활사박물관


경제가 한창 성장한 1970년대는 본격적인 서울 패션의 혁신기다. 통기타를 든 청년들은 청재킷과 청바지, 나팔바지, 미니스커트 등 새로운 의상 문화를 유행시켰다. 동시에 정부가 ‘경범죄 처벌법’으로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하며 억압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전시는 이 같은 기록을 통해 청년문화의 흥망을 대비한다. 1980년대는 컬러 TV, 교복 자율화, 올림픽 등의 영향으로 유행의 흐름이 청소년 대상의 영 패션, 캐주얼 및 스포츠웨어 등으로 다양해졌다. 이 역시 ‘죠다쉬’, ‘런던포그’ 등 그 시절의 의상과 광고 영상 등으로 꼼꼼하게 재현한다.

1980년대 유행했던 죠다쉬 청재킷과 칼멘 청바지. 사진 제공=서울생활사박물관




1990년대 들어 ‘X세대’의 등장과 소비문화의 확산은 서울 안에서도 지역마다 다른 유행의 특징을 만들어냈다. 힙합 패션과 명품 중심의 압구정·청담, 대학생의 패션 중심지 홍대·이대앞, 명품 카피 등이 유통된 동대문, 중저가 편집숍이 장악한 명동의 트렌드를 동묘앞 풍물시장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구한 아이템으로 구현했다.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 ‘서울멋쟁이’에서 90년대 압구정·청담동의 패션 특징을 재현해 놓은 모습. 박준호 기자


전시를 준비한 박혜림 학예사는 “서울의 생활사를 학문적으로 보여줄 방법을 찾던 중 의식주에 눈길이 갔고, 그 중 옷을 찾아보게 됐다”며 “단순한 유행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옷이 입은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패션은 사회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음 달 27일까지.

사진가 신상우씨가 1950~60년대 사이 찍은 바지를 입은 여인의 모습. 사진 제공=서울생활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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