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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이미 터졌다…월가, 추가로 나올 뉴스 없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러시아의 사실상 전면전에 급락으로 출발했다가 낙폭을 줄이더니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상승 마감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나스닥은 전날대비 3.34% 뛰었고 S&P500도 1.50% 올랐는데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0.28% 올랐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일부 지역을 추가 침공할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섰는 데도 시장이 오른 이유는 뭘까요. 오늘은 월가의 분위기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방향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동안 시장도 러시아의 기만술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속내를 정확히 읽지 못했지만 이제 그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는 만큼 향후 예측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확실히 무너질 것…푸틴, 계속 거짓말 외교 의도 없어”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대규모 군사공격”이라며 “전쟁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예상이 어렵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확실히 무너질 것이다. 도망가거나 탈출로 끝날 수 있다”며 “푸틴은 이것이 점령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지난 몇 주간 침공 의사가 없다고 거짓말을 해왔으며 이것도 거짓말이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 러시아는 외교 의도가 없다"고 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러시아인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유혈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는 계속해서 거짓말을 함으로써 서방에 혼란을 줬다. 연합뉴스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결국 푸틴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정부 교체 △친러 정권 수립 △우크라이나 군사력 궤멸(무장해제)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현 우크라이나 정부가 몰락하고 친러시아 정권이 들어서기까지는 이번 전쟁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죠. 우크라이나 전역의 군기지 공격은 무장해제의 일환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면 이 목표가 달성되기 전에는 외교도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브레머 회장의 언급과도 일맥상통하는데요.

우크라 군이 서방의 방어무기 지원으로 추가 전투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선전할 수는 있지만 이는 시간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날도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홀로 러시아군을 맞서기에는 벅찹니다.

어떻게 보면 현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손을 빨리 들면 들수록 전쟁이 일찍 끝날 수도 있는 상당히 비참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넘어서는 야심이 있다”며 “그것은 소련의 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푸틴이 옛 소련을 생각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손 안에 쥐고 흔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시장 앞으로 나올 것만 봐…많이 떨어졌을 때 산다”


이제 오늘 시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말씀드린 것은 투자자들이 이날 왜 주식을 사들였는지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어서인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나스닥은 S&P500에 비해 거의 두 배 떨어졌었는데 이 때문에 최근에는 나스닥이 싸보인다는 얘기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었다”고 했는데요. 그는 “시장 참가자들은 항상 ‘앞으로 뭐가 나올까?’를 생각하는데 전쟁이 이미 일어났다고 보면 앞으로의 뉴스는 전황을 추가하는 수준”이라며 “이 이상의 뉴스는 없다. 나올 게 다 나왔다고 생각하면서 일찌감치 (매입을 위해) 들어오는 이들이 생긴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전쟁 발발이 지나간 뉴스가 됐다는 말입니다. 두세 발 앞서나가는 꼴인데요. 갑작스러운 상황 전개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다면 현재로서는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안타깝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의 수도 키예프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수록 겉으로 보이는 형식상의 비극적 상황은 1차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르면 이날 밤 키예프가 러시아군의 손에 떨어질 수 있다”고 하기도 했지요.

이날 나스닥이 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주식이 싸다는 분석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이미 지난 뉴스라는 해석이 곁들여졌다. 연합뉴스




앞서 설명 드린 대로 푸틴의 목표가 나왔고 러시아군이 이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지정학적 위기가 “매입 기회”라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이 움직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너무 내려왔다는 생각도 있었구요.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투자자들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술기업의 주식을 사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죠. 이날 넷플릭스가 6.14% 급등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5.11%)와 아마존(4.51%)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는데요.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나스닥의 경우 고평가 우려가 많이 해소됐다”며 “더 큰 인플레가 오면 나스닥뿐만 아니라 시장 전방에 안 좋은데 그동안 나스닥이 너무 빠졌다고 본 것”이라고 했습니다. RNC의 댄 겐터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미 경제 방송 CNBC에 “차가운 머리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정말 기회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는 저평가돼 있다”고 했지요.

추가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3월 0.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는 도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제 3월 0.5%포인트나 8~9번의 금리인상 얘기는 테이블에서 치워졌다”고 했지요.

“SWIFT·푸틴 제재는 빠졌다”…“美·러 사이버전 새 리스크”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와 컴퓨터 같은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고 러시아 4개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아닌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제조과정에서 미국의 주요 장비와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하도록 하는 건데요. 대만 TSMC의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칩 납품을 막았던 조항이죠. 위력이 큽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달러와 유로, 파운드, 엔화를 통한 사업능력이 제한 될 것”이라며 “러시아 경제에 즉각적인 영향은 물론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유럽연합(EU)도 금융과 에너지, 교통, 수출통제, 비자 등이 포함된 제재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주요 제재들이 추가로 나왔지만 그렇다고 모든 수단이 다 나온 것은 아닌데요. 전 세계 은행이 사용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지불 시스템에서 러시아를 차단하는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을 직접 제재하는 방안도 꺼내지 않았는데요.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지만 이는 당장은 쓰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대응이 적절한가. 시장에서는 유약해 보인다는 말도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SWIFT에 대해 “우리는 다음 번을 위해 제재를 계속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단계적 제재방식을 통해 러시아를 압박하겠다는 의도죠.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추가 카드를 갖고있겠다는 겁니다.

또하나는 러시아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일을 피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미 일(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은 벌어졌고 당분간 이를 되돌릴 방법은 사실상 없는데요.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일도 없는 만큼 이미 대세는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실제 러시아를 지나치게 옥죄면 이판사판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날 백악관은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방해하기 위한 사이버공격에 대한 옵션을 보고받았다는 NBC보도에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만약 러시아가 우리 기업과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시도한다면 우리는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만 했는데요. 먼저 공격할 일은 없다는 거죠. 방어적 자세입니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디렉터는 “가장 위험한 부분은 만약 제재가 효과가 없거나 러시아를 화나게 한다면 우리가 사이버 전쟁에 돌입할 것이냐는 점”이라며 “이는 가장 위험한 리스크"라고 지적했는데요.

추가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순히 우크라이나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만 문제가 있는 중국은 이번에 미국과 유럽이 어떻게 나올지를 볼 것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가까워질수록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는 도전을 받게 되고 새로운 판이 짜여질 수밖에 없는데요. 에리언 선임고문은 “러시아와 중국은 장기적인 지정학적 이익을 위해 단기적인 경제적 고통을 감내하려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더 큰 갈등과 분쟁이 올 수 있다는 말이죠. 확실히 한국은 그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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