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이 국내외 가공식품의 판매 호조와 바이오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매출 15조 시대'를 열었다. 이를 토대로 CJ제일제당은 문화·플랫폼·건강·지속가능성 등 올해 그룹의 4대 미래 성장엔진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식품업계 최초로 분기배당에 나서는 등 주주친화적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액(대한통운 제외)은 전년 대비 11.2% 늘어난 15조 7444억 원으로 사상 최초로 15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3.2% 증가한 1조 1787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 원대 성적을 세웠다.
식품 부문의 호조와 바이오 사업의 성장세가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식품사업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7%, 8.8% 늘어난 9조 5662억 원, 5547억 원을 기록했는데, 국내외 전반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지속에 따라 햇반, 만두 등 가정간편식(HMR)의 매출이 꾸준히 늘었다. 해외 가공식품 매출은 자체 브랜드 ‘비비고’ 등이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4조 3638억 원까지 성장했다. 특히 미국 자회사 슈완스의 피자 브랜드를 압세운 글로벌 전략제품(GSP) 매출은 1년 전 대비 30%에 가까운 성장률을 냈다.
아미노산 및 조미소재 등 그린바이오를 주력으로 내세운 바이오 부문 역시 영업이익률이 12%대까지 오르며 확실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사료용 아미노산 등이 높은 계약 단가를 반영하며 영업실적 개선 효과를 냈고, ‘테이스트엔리치’ ‘플레이버엔리치’ 등 미래형 식품소재 판매가 전년 대비 약 7배 규모로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현재 주요 아미노산 스팟가격의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을 뿐 아니라, CJ제일제당 바이오 분야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입지를 넓히고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올 들어 농산물을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CJ제일제당의 식품 부문은 호실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업계에서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고려하면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해 이익률을 유지 및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원가부담 전이가 용이한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감안안한다면 여타 업체 대비 변동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기초 체력 개선을 통해 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이 최소화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그룹의 4대 성장엔진인 문화·플랫폼·건강·지속가능성에 입각한 신사업을 적극 육성해 미래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식품 사업에서는 만두, 치킨, 김치, 김 등 K-푸드 테마의 전략성 제품과 100% 식물성 제품 등 건강 식품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주력한다. 바이오 부문에선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를 비롯한 ‘화이트바이오’와 마이크로바이옴 등을 내세운 보건의료 분야 ‘레드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이트바이오를 포함한 특수 아미노산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경쟁 강도가 낮다”며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주주친화적인 배당 정책 역시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이사회를 통해 2021년 배당금을 전년 대비 1000원 올린 주당 5000원(보통주 기준)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배당 총액은 802억 원으로 같은 기간 25% 증가했다. 또 올해부터 식품업계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점 역시 주목된다. 이 연구원은 “2023년까지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주환원 정책, 올해 시작되는 분기배당 등은 부담 없는 밸류에이션에 주주가치 제고를 더한다”며 “대외 변수 부담에 따른 조정 이후 부각되는 사업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주가 우상향 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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