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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보유 장기전세 시세 32조" 공개…반값아파트 추진 여력 알리고 싶었나

도시개발 공기업 첫 자산 공개

공시가 16.5조…가구당 5.8억

재무건전성 우려 차단 적극 나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보유한 장기 전세주택의 시세가 약 32조 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개발 분야 공기업이 보유 자산 규모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의 알 권리뿐 아니라 토지 임대부 주택 공급 앞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무건전성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SH는 지난해까지 공급한 장기 전세주택 3만 3000가구 가운데 재산세 부과 대상이 되는 2만 8282가구의 공시가격이 토지·건물을 합쳐 16조 5041억 원이라고 밝혔다. 가구당 5억 8000만 원이다. 시세로는 약 32조 1067억 원에 달한다. 시세는 지난해 9월 1일 기준이다.

공시가와 시세를 포함한 자산 규모를 공개한 것은 SH가 개발 관련 공기업 중 처음이다. 이는 SH의 재무건전성이 회계 장부 기준보다 건실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SH는 부채율이 높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았다. 특히 김헌동 SH사장이 ‘반값아파트’라고 불리는 토지 임대부 주택을 추진하면서 SH의 재무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실제로 이날 공개한 해당 장기 전세주택의 취득 가액은 토지 약 3조 3234억 원, 건물 약 4조 1156억 원 등 총 7조 4390억 원에 그친다. 장부 가액도 2020년 말 기준 토지 약 3조 3141억 원, 건물 약 2조 9153억 원 등 총 6조 2293억 원으로 시세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현재 SH 재무 상황에 대한 비판의 핵심인 부채 비율은 장부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이에 SH는 보유 자산의 공시가격과 시세를 공개해 부실 논란을 차단하고 나아가 토지 임대부 아파트를 공급하면 SH의 자산이 오히려 늘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SH는 공공임대 등 주택과 상가를 포함한 건물·토지 등에 대한 자산 내역도 공개할 예정이다. 또 매년 12월 공시가격을 반영한 자산 가액 변동분도 공개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분양 원가 내역과 함께 SH공사 보유 자산을 공개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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