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2개월 만에 숨졌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대 의료센터는 이날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데이비드 베넷(57)이 지난 8일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 환자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의료진은 며칠 전부터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고만 말했다.
앞서 메릴랜드 의대와 의료센터 연구진은 1월 7일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다른 선택지가 없는 시한부 심장질환자 베넷의 동의를 받아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당시 연구진은 돼지 심장 이식 수술 후 3일이 지나도록 환자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고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뒤늦게 그가 과거에 자신의 부인을 살인한 범죄자였다는 점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10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한 그는 출소 후 기술자로 살아오다 지난해 10월 심부전증을 앓게 됐다. 그는 심장 이식 수술을 신청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렸지만 좀처럼 그의 차례는 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인류 최초로 돼지 심장 이식에 대한 제안을 받은 후 이에 동의해 실제로 이식을 받았다. 세계 첫 돼지 심장 이식 수술 후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이식 장기 부족을 해결한 새로운 방안으로 평가받았지만 그가 사망함에 따라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선 동물 심장 이식 수술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1983년 한 신생아가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받았지만 거부반응으로 21일 후 숨졌다. 1960년대에도 한 환자가 침팬지의 신장을 이식받았지만 9개월 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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