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주요국 정상 가운데 두 번째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미국·중국’ 정상과 통화를 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윤 당선인은 특히 기시다 총리와의 통화에서 “한미일의 한반도 사안에 대한 공조 강화를 기대한다”고 밝혀 다소 엇박자를 냈던 한미일 공조의 밀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북한의 최근 두 차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최대 사거리 발사’를 앞둔 성능 시험의 일환으로 평가되면서 윤 당선인으로서는 북의 핵·미사일 대응이 핵심적인 첫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날 기시다 총리와 오전 10시 30분부터 15분가량 통화했다. 윤 당선인은 “한국과 일본 양국은 동북아 안보와 경제 번영 등 향후 힘을 모아야 할 미래 과제가 많은 만큼 양국 우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자”고 당부했다. 또 “양국 현안을 합리적으로 상호 공동이익에 부합하도록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취임 후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사안과 관련한 공조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 역시 통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의 리더십에 기대하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윤 당선인도 ‘한일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델 코소 대사대리의 예방을 받고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같은 날 윤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지만 사드(THAAD) 배치 등에 대한 견제구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한미 군 당국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이 두 차례 쏜 미사일도 “2020년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 최초 공개하고 개발 중인 화성-17형과 관련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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