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에 인구 2500만 명의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가 결국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도시 전면 봉쇄가 아닌 동서 지역을 순환식으로 막는 방식이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이뤄지는 조치로 주민들이 식료품 사재기에 나서는 등 도시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테슬라 등 현지 공장도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상하이시는 27일(현지 시간) 오후 8시 상하이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황푸강을 기준으로 동쪽인 푸둥과 서쪽인 푸시를 각각 4일간 봉쇄한다고 밝혔다. 푸둥 지역을 28일 오전 5시부터 내달 1일 오전 5시까지, 나머지 서쪽은 다음 달 1일 오전 3시부터 5일 오전 3시까지 막고 지역민을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봉쇄 기간에 해당 구역 내 주민들은 집안에만 머물러야 한다.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의 운영도 중단되며 수도·전기·연료·가스·통신 등 공공 서비스 기업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상하이시는 발표문에서 "감염병 확산을 억제하고 인민 대중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는 경제 중심지라는 특성상 그동안 단 한 번도 봉쇄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의 인원만 추려 검사하는 이른바 ‘상하이식 모델’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상하이에서만 하루 수천 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자 시 정부가 결국 순환식 봉쇄라는 결단을 내렸다. 봉쇄가 시작된 이날 상하이에서는 총 350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도시 마비로 푸둥 지역에 위치한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 기업인 테슬라 공장이 이달 말까지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지역 경제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에는 제조 공장이 많지 않지만 인접한 장시성·저장성 등에 반도체를 포함해 다양한 제조 업체가 몰려 있는 만큼 중국 경제에 미칠 타격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봉쇄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주식거래가 이뤄진다고 밝혔으나 일부 금융회사는 봉쇄 직전 출근해 당분간 회사에서 지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밤 갑작스레 통보된 봉쇄 소식으로 현지 주민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마트에서는 늦은 시간 식료품을 사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 간에 몸싸움을 벌어졌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텅 빈 진열대의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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