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에 육박하며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금리도 5%대 중반까지 오르며 7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썼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장단기 지표금리가 일제히 오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2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88%로 한 달새 0.03%포인트 뛰어올랐다. 이는 2013년 3월(3.97%) 이후 8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5.33%)도 0.05%포인트 오르며 2014년 8월(5.38%)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금리 역시 한 달새 3.91%에서 3.93%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 7월(3.93%) 이래 최고점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코픽스와 은행채 등 장단기 지표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올랐다”며 “그러나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일부 은행이 우대금리 등을 복원하면서 지표금리 상승폭보다 실제 금리 상승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금리(연 3.44%)는 1월(3.30%)보다 0.14%포인트나 뛰었다. 2019년 7월(3.52%)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대기업 대출 금리가 0.24%포인트(3.03→3.27%) 급등했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0.07%포인트(3.52→3.59%) 올랐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1월(3.45%)보다 0.11%포인트 높은 3.56%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 평균은 연 1.65%에서 1.70%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큰 폭으로 뛰어오르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뜻하는 예대마진은 1.86%포인트로 1월(1.80%)보다 0.06%포인트 높아졌다.
신규취급이 아닌 잔액기준의 예대마진은 2.27%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2019년 6월(2.28%포인트)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대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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