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차선 변경에 대해 경적을 울려 경고하자 야구 방망이를 들고 위협한 운전자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운전 중 아이와 함께 있는데 야구 배트로 보복 운전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2월 있었던 일이었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글을 올리게 됐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글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2월 서울 도봉구 노원교 사거리 앞에서 시작됐다. 5살 아이를 태우고 운전 중이던 A씨는 신호를 받아 직진하던 중 옆 차로에 있던 차량이 차로 변경 불가 지점에서 무리하게 진입하자 경적을 1회 울렸다.
A씨는 "위험을 느껴 경적을 울리자 이후 끼어든 가해 차량이 고의 급정거를 반복하고 옆에 타고 있던 동승자와 실랑이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가해 차량 차주 B씨는 동부간선도로 진입 전 창문을 열어 A씨에게 '이리 와보라'는 손짓을 했다. A씨가 무시하고 가자 B씨는 동부간선도로 진입 직후 더욱 과격하게 급정거와 무리한 차로 변경을 하며 A씨 차량을 막았다. 이어 고성과 욕설도 시작했다.
위협을 느낀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가해 차량의 차종과 차량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갓길에서 B씨 차량 뒤에 정차했다. 그러자 B씨는 차 안에서 꺼낸 야구 방망이를 들고 A씨 차량으로 왔다. A씨가 B씨를 피해 차량을 앞으로 이동하자 야구 방망이를 들고 A씨를 쫓아오기도 했다. 해당 모습은 모두 블랙박스 영상에 담겼다.
A씨는 "B씨가 제 차 운전석 손잡이를 잡아당기며 야구 방망이로 차량을 가격했다"며 "경찰관과 통화 중인 상황에 놀라 그 자리를 뜨고 앞으로 몇m 나왔다. 블랙박스 후방화면을 보니 B씨가 야구방망이를 든 채 쫓아오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B씨의 위협은 계속됐다. B씨는 먼저 간 A씨 차량을 따라잡고 앞에 세운 뒤 조수석 쪽으로 달려와 주먹으로 차를 두드렸다.
A씨는 "보복 운전 발생 시작점부터 경찰을 만나 주행을 멈추기까지 약 9.4km 구간을 아이와 함께 공포를 느꼈다"며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야구방망이 확인 요청을 드렸고 증거물로 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관이 하는 말이 제가 먼저 경적을 울린 부분에 대해 사과하면 (B씨가) 그 이후 있었던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더라"며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차 안에 아이가 있어 화내거나 욕을 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나름 노력했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특수협박 혐의로 검찰 송치된 상태다. A씨는 "가해자가 시간이 지나 잘못을 인정하고 평소 우울증을 겪고 치료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 운전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싶다. 지금도 비슷한 차종만 봐도 '나쁜 차'라고 얘기하는 저희 아이는 이대로 지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적었다.
한편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등 보복운전을 해 특수협박 혐의가 인정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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