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을 새로 바꾸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거나 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사명 변경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보령제약(003850)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보령제약 주식회사’에서 ‘주식회사 보령(Boryung Corp.)’으로 변경하는 안을 승인했다. 회사 이름에 '제약'을 빼면서 제약 사업만이 아니라 더 다양한 사업을 벌일 수 있게 됐다. 보령 관계자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더 많은 성장과 투자 기회를 국내 제약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과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고자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3세 경영 체제에 따라 새 간판을 맞췄다. 올해 주총에서는 보령제약의 창업자인 김승호 회장의 손자인 김정균 대표가 사내이사로, 이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보령은 지난해 8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장두편 대표와 김정균 대표가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3세 경영' 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
코스닥 상장사 유앤아이(056090)는 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확장을 계기로 사명을 ‘에디슨이노(Edisoninno)’로 변경했다. 기존 전기자동차 관련 사업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의료기기 사업은 바이오 영역으로 확장한다. 유앤아이는 정관 개정을 통해 사업목적으로 의약품 도소매업, 화장품 및 의료관련 용품 무역업, 줄기세포 및 세포조직 보관업, 세포 화장품 제조업 등을 추가했다.
휴온스그룹에서 화장품 부자재 사업을 하는 휴온스블러썸(263920)은 지난달 31일 주총에서 회사명을 휴엠앤씨로 변경했다. 지난해 2월 휴온스글로벌(084110)이 블러썸엠앤씨를 인수하며 5월 블러썸엠앤씨로 사명을 바꾼 이후 1년이 안 돼 다시 휴엠앤씨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회사의 경영 목적 및 전략에 따라 적합한 상호로 변경했다는 게 휴온스 측의 설명이다.
바이오리더스(142760)도 지난달 31일 주총에서 사명을 '비엘(BL)'로 변경했다. 자회사들에 모두 같은 '비엘'을 부여해 통일성을 맞추는 그룹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비엘(BL)과 함께 넥스트비티는 비엘팜텍(BL Pharmtech), 네추럴에프앤피는 비엘헬스케어(BL Healthcare), 티씨엠생명과학은 비엘사이언스(BL Science) 등으로 각각 사명을 바꿨다. 박영철 비엘그룹 회장은 "환자에게는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 질병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진단과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삶에 기여한다는 미션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내장재 제조사인 두올물산이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며 지난달 새로운 사명인 '카나리아바이오'로 출범했다. 두올물산이 지난달 25일 디아크(구 OQP)에서 인적분할된 두올물산홀딩스와 합병절차를 완료하며 사명에 바이오를 내걸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난소암 면역항암제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우리들제약도 바이오 신약 개발을 강조하며 팜젠사이언스(004720)로 사명을 변경했다. '제약(Pharm)'만이 아니라 '유전자(Gen)'와 '과학(Science)'을 아우르겠다는 구상이다.
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삼여 변경도 있다. 지난달부터 디엠바이오는 회사 이름을 에스티젠바이오로 바꿨다. 당초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와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의 합작 법인으로 설립된 후 지난해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지분을 전량 인수하며, 동아에스티, 에스티팜 등 그룹 내 회사처럼 '에스티'를 붙인 것이다.
지난 1월 GC녹십자(006280)헬스케어도 사명을 GC케어로 바꿨다. 지난해 말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합병에 따라 '지씨셀(144510)'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GC녹십자는 다양한 자회사를 '지씨(GC)'라는 이름 아래 단순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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