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들이 깜짝 실적을 내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업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며 오락·문화, 숙박·음식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업종도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코스닥 전체 실적이 좋아지는 와중에도 2년 연속 적자를 보인 기업이 코스닥 전체 기업의 25%에 달하는 등 실적 양극화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4일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 1048개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0년 대비 39.66% 증가한 16조 6464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18.28%(218조 5274억 원), 170.96%(13조 3979억 원)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각각 1.17%포인트, 3.45%포인트 증가하는 등 수익성 지표도 좋아졌다. 부채 비율 또한 지난해 말 기준 110.81%로 2020년 말 대비 2.90%포인트 감소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소폭 나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순이익이 가장 높았던 코스닥 상장사는 다우데이타(032190)였다. 2020년보다 27.06% 늘어난 9018억여 원을 순이익으로 거둬들였다. 우리기술투자(041190)(6194억 원), 하림지주(003380)(5881억 원), 씨젠(096530)(5375억 원), 카카오게임즈(293490)(5201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수혜를 받은 휴마시스(205470)가 지난해에 2020년보다 622.18% 증가한 152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수천억 원대 횡령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048260)도 46%가량의 순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IT 업종 매출 성장세가 가팔랐다. IT 업체 374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0년 대비 41.59% 증가한 5조 9311억 원이었으며, 순이익은 246.52% 증가한 5조 6658억 원이었다.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통신 장비 등 하드웨어 분야의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2020년 대비 592.07% 증가하며 전환에 성공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이완 수요가 코스닥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었다”며 “IT·반도체 기업들도 하반기 공급난 우려가 생기기 전까지는 수요 여건·업황 모두 좋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 오락·문화 업종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호텔 기업 등이 포함된 숙박·음식 업종은 48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 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적자였지만 흑자로 전환했다. 카지노·레저 기업 등이 속해 있는 오락·문화 업종은 1126.49%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보였으며 2020년 적자였던 순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오락·문화 업종의 2020년 영업이익은 2019년 대비 97.73% 급감한 바 있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 격차는 여전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기업 1048개 중 258개(24.62%)가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를 지속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적자 지속 기업 비율(13.28%)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기업도 76개로 집계됐다. HLB·파라다이스·헬릭스미스·엔케이맥스·파멥신·지놈앤컴퍼니·에이스테크 등은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를 냈다. 특히 HLB의 경우 지난해에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64.7% 증가한 1010억 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매년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실적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유가 등 대외적 요인에 의한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생산 단가가 올라가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익 측면에서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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