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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호재 기대했는데"…유령건물 된 창원SM타운에 자영업자 시름

시행 6년만인 지난달 22일 실시협약 해지

개발호재 기대했던 인근 상인들 '곡소리'

사업 주체 간 이해관계 뒤얽혀 책임 모호

창원시·창원아티움시티 책임공방 소송

5일 경남 의창구 팔용동에 위치한 창원SM타운 건물이 우두커니 서있다. 박신원 기자




“창원에 SM타운이 들어오면 유동인구가 늘 거라고 기대했는데 개관을 안 한다니요…회사만 다니느라 세상물정 몰랐던 제 탓일까요.” (인근 상가 자영업자 최모씨)

“자영업자들은 전부 다 맥이 빠지죠. 상가에 카페만 열 몇 개인데 지나가는 사람은 보세요, 하나도 없잖아요.” (인근 상가 카페 사장 A씨)

5일 서울경제 취재진이 방문한 경남 창원 의창구 팔용동에는 창원SM타운(공식 명칭 창원문화복합타운)이 을씨년스럽게 서있었다. 높이 9m, 길이 32m로 국내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건물 외관 전광판은 불이 전부 꺼져 있었다. 맞은편 공업단지를 마주보고 세워진 SM타운 건물은 찾는 사람 하나 없이 이질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창원SM타운, 2016년 사업공고 이후 6년만에 실시협약 해지


창원SM타운은 지난 2016년 4월 안상수 시장 재임 당시 ‘창원문화복합타운 조성 및 공유재산 매각을 위한 민간투자자 공모사업’ 공고가 나오면서 본격화했다. 같은 해 8월 시행사 창원아티움시티와 운영참여자인 SM엔터테인먼트가 3자 간 실시협약을 맺었다. 시행사가 의창구 팔용동 시유지를 구입해 최고 49층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지어 올린 수익 가운데 1010억 원을 투자하는 사업으로 한류문화 확산, 유동인구 증가 등을 두고 기대감이 컸다. 창원시 관계자는 “창원이 공업도시이기 때문에 문화·관광 쪽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고, 한류 문화 중심지로 만들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지역 정가와 시민단체가 특혜 의혹·위법 논란 등을 제기하며 사업 주체 간 갈등이 이어졌다. 2020년 4월로 정해진 협약 상 준공 기한을 넘기며 개관이 계속 지연됐다. 결국 지난달 22일 창원시는 ‘창원문화복합타운 조성사업’ 실시협약 해지를 발표했다.

개발 호재 기대한 자영업자들…"월세만 몇 백만원" 곡소리




SM타운 뒤편에는 주상복합 건물인 ‘창원 힐스테이트아티움시티’가 위치해 있다. 이곳 지상1층과 지하1층에 들어선 160여 개 상가는 개발 호재를 기대한 자영업자들이 몰리며 일찌감치 분양 돼 미분양 상가는 불과 20여 개 남짓이다. 하지만 상가에 입주한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 돼 한숨을 내쉬었다. 비어있는 상가는 주인을 언제 찾을지 미지수다.

5일 창원SM타운 인근 주상복합 창원힐스테이트아티움시티 지하 1층 상가가 텅 비어있다. 인근 부동산은 지하 상가는 접근성이 좋지 않아 분양받은 이들은 대체로 SM타운 호재를 기대하고 입주했다고 설명했다. 박신원 기자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하모씨는 “이 상가를 분양받은 분들은 SM타운 호재를 생각하고 들어온 분들이 많다”며 “개관을 하지 않아 상가 내에 손님도 줄고 상황이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M타운 맞은편 공업단지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류모씨는 “SM타운이 들어온다고 해서 주상복합 1층 상가도 굉장히 비싸게 팔렸다”며 “자영업자들은 개관하는 날만 기다려왔는데 얼마나 실망이 크겠어요”라며 씁쓸해했다.

개발 호재를 기대하고 인근 상가를 분양 받았던 자영업자들은 좌절감을 토로했다. 인근 상가에 입주한 자영업자 최모씨는 “우리 가게가 위치는 구석져서 안 좋지만 계약 당시 바로 앞에 있는 SM타운이 개관하면 유동인구가 많아져 좋을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월세만 매달 몇 백만 원 씩 내야 한다”고 한탄했다. 인근 카페 사장 A씨는 “수요라곤 인근 직장인들 뿐인데 그마저도 코로나19 때문에 줄었다”며 “유동인구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 상가에 입주한 카페만 열 개가 넘는데 지금은 일부 손님을 우리끼리 나눠먹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참여자 뒤얽혀 책임 주체 모호…창원시·창원아티움시티 고소전 예고


5일 경남 의창구 팔용동 창원SM타운 앞 거리가 한산하다. 박신원 기자


자영업자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지만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창원SM타운 개관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사업주체 간 복잡하게 얽혀있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서다. 창원시 관계자는 “SM타운을 만든 운영주체들에게 개관을 못한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은 시행사가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인 창원아티움시티 강진원 사장은 “계약상 짓기로 한 시설을 모두 지었고 2021년에 사용승인도 받았다”며 “시와 합의가 되지 않아 개관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진행된 사업이 아니라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힐스테이트아티움시티 건설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상가 입주 당시 홍보 내용에 SM타운 개관에 대한 내용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상가가 장사가 안 돼도 SM타운 때문인지 다른 요인으로 인한 것인지 명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창원아티움시티는 창원시를 상대로 1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했다. 또 허성무 시장을 상대로 업무방해·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직권남용 소송도 별도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는 “시행사의 협약이행보증금 101억 원 몰수를 비롯해 모든 시설물 등 공공시설은 창원시로 이전시키고 모든 사업권을 회수할 것”이며 “K-POP 콘텐츠 제공을 소홀히 한 SM측과 개관을 지연한 운영자에게도 손해배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는 SM타운 건물을 시 소유로 귀속시키고 창원문화복합타운 사업을 다시 정상 궤도로 올려놓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상반기 중 용역을 실시해 운영 계획을 확정하고, 하반기에 새 운영자를 공모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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