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핵심 인사로 꼽히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최 전 정무수석까지 정치권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586 세대의 퇴장이 본격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전 정무수석은 17~19대 경기 남양주 갑에서 내리 3선을 한 뒤 20대 국회에서는 송파을 재보궐 선거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최 전 정무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퇴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동안 정치를 해왔다”며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에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며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믿음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로 정치에 뛰어들었다”며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덕과 실력,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부러워하며 성장했고 문 대통령의 의지와 원칙, 선한 리더십을 존경하며 도전의 시간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 전 정무수석은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전 첫 출마를 하던 마음을 되돌아봤다”며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정무수석은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소명을 이제 내려놓겠다”며 “정치인은 단언하는 것을 꺼리지만 단언컨데 이제 저는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 전 정무수석의 정계 은퇴 선언에 다른 586 세대 정치인들의 응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시기와 과정은 달랐지만 매번 그를 응원했었다”며 “(최 전 정무수석은) 깊고 크게 보는 뜨거움을 지닌 후배이자 늘 경청해야할 의견을 가진 리더였다”고 치켜세웠다. 김 의원은 “그의 마음이 짐작돼 더 가슴 아프다”며 “그가 겸양한 작은 일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위해 더 큰 일을 하며 삶의 새 보람과 행복을 찾기를 기도한다”고 응원했다.
한편 최 전 정무수석은 “그동안 많은 분들과 함께했다, 너무 많은 빚을 졌다”며 “잊지 않고 두고두고 갚겠다”고 적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시나리오로 쓸 수 있을 것 같고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앞 길을 지도로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어려움도 눈 앞에 펼쳐진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는 그만두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작은 일이라도 있으면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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