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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야드도 안 놓쳐’…스나이퍼 된 KLPGA 선수들

2022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1R

거리측정기 허용에 달라진 투어 풍경

“정교하고 편해…시간 단축은 글쎄”

‘부가기능 금지’에 구형 구하기 대란

김해림 5언더 선두, 안선주 3언더

이정민(왼쪽 두 번째부터)과 박현경의 캐디인 아버지 박세수 씨가 거리측정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7억 원) 1라운드 경기가 열린 7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 샷을 앞둔 선수들이 목표물을 조준하는 저격수처럼 한쪽 눈을 감고 열심히 그린 위의 핀을 찍었다. 정규 투어에서는 연습 라운드 때만 가능했던 거리측정기 사용이 본대회에도 허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볼 수 없던 광경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지난해 6월부터 거리측정기 사용을 전면 허용한 데 이어 KLPGA도 올 시즌부터 규정을 바꿨다. 거리측정기들은 이날 새 시즌 개막전을 통해 KLPGA 투어 데뷔전을 치렀다.

KLPGA 투어가 규정을 바꾼 배경은 ‘투어 경쟁력 극대화’다. 1야드 단위로 거리 측정이 가능해져 훨씬 정확한 샷을 유도할 수 있고 경기 시간도 단축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LPGA 투어도 경기 시간 단축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다고 한다. LPGA 투어 관계자는 “걸음 수로 거리를 측정하는 보측에 의존할 때와 비교해 걸어갔다가 돌아오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날 선수와 캐디들이 사용한 거리측정기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귀한 물건이다. ‘단순 거리 측정 외 부가 기능을 포함한 제품은 사용 불가’라는 KLPGA 세부 규정 때문이다. 풍속·풍향을 알려주거나 고도 변화 감지, 그린 경사 측정, 거리 보정 등의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썼다가 적발되면 처음에는 2벌타, 두 번째는 실격이다. 문제는 요즘 제품들은 거의 다 이런 부가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지난달 규정 발표 이후 선수들 사이에는 출시한 지 3~4년 지난 ‘구형 모델 구하기’ 대란이 벌어졌다. 대회 전날인 6일에야 제품을 손에 넣은 선수도 있었다.

업체들도 한바탕 비상을 겪었다. 부쉬넬은 거리 측정 기능만 있는 모델의 재고가 거의 없어 미국 본사에 별도 주문을 넣어야 했고 보이스캐디는 개발팀을 통해 선수 전용 모델을 긴급 제작하기까지 했다. 펌웨어를 손봐 위성항법장치(GPS)와 슬로프(고저 차 계산해 보정 거리 제공) 기능을 끈 새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또 다른 업체인 골프존데카도 구형 모델 문의가 쏟아져 진땀을 뺐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 남자 투어도 대세에 따를 것이라는 관측 때문인지 남자 선수들로부터도 꾸준히 문의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첫날 경기를 마친 조아연(22)은 “확실히 더 정교한 샷을 칠 수 있고 플레이가 편하다”면서도 “경기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저 차 측정이 안 되기 때문에 야디지북(코스 정보를 담은 책자)과 측정기에 찍히는 각각의 거리를 두 번씩 확인하고 계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어떤 홀에서는 내리막 계산을 다 해도 야디지북과 측정기 수치가 10m나 차이 났다. 고저 차가 심한 골프장이면 더 헷갈리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한 캐디도 “러프에서 거리 측정에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경기 속도 향상 효과는 물음표”라고 했다. 박채윤(28)은 “벙커 선상 등 장애물까지 거리를 측정할 수 있어서 편리했지만 그린 에지까지 거리 등은 결국 야디지북을 한 번 더 확인해야 해서 약간 번거롭다”고 했다.

통산 7승의 김해림(33)이 버디만 5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1라운드 단독 선두를 달렸다. ‘쌍둥이 엄마’ 안선주(35)가 3언더파, 박채윤과 조아연 등이 2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3관왕 박민지(24)는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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