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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소리 나는 아멘 코너서 짜릿한 이글…임성재 韓 최초 마스터스 단일 라운드 선두

‘메이저 중의 메이저’ 제86회 마스터스 1R

이글 1개, 버디 5개로 5언더 1타 차 단독 1위

세 홀 연속 버디 등 펄펄…“전날 이벤트서 父 굿샷 기운 받아”

준우승-컷 탈락-우승? “만족 않고 달라질 코스 철저히 준비”

임성재가 8일 마스터스 1라운드 17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한 뒤 날아가는 볼을 관중과 함께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IM’이라는 글자가 콧대 높은 마스터스의 리더 보드 맨 윗줄에 뚜렷이 박혔다.

마스터스 한국인 최고 성적(준우승)의 주인공 임성재(24)가 이번에는 한국인 최초의 마스터스 단일 라운드 선두라는 또 하나의 값진 기록을 썼다.

임성재는 8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6회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2개로 막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2위 캐머런 스미스(호주)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다.

올해가 마스터스 세 번째이자 3년 연속 출전인 임성재는 처음 참가한 2020년 1라운드에서 기록한 66타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020년에는 첫날 성적을 등에 업고 최종 공동 2위까지 내달렸다. 첫 단추를 더없이 잘 끼운 올해도 기대가 큰 이유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 두 번째(지난해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로 마스터스 우승자가 입는 그린 재킷을 걸치려 한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에 따르면 ‘메이저 중의 메이저’ 마스터스에서 한국인이 라운드 선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임성재가 처음이다. 코로나19 영향에 11월로 미뤄졌던 2020년에 깜짝 성적을 냈던 임성재는 4월로 돌아온 지난해 대회에서 77타-80타로 컷 탈락했으나 다시 찾은 ‘4월의 고전’에서 신바람에 올라탔다.



18번 홀 그린을 밟으며 관중에게 인사하는 임성재. 로이터연합뉴스


경기 후 임성재는 “어제 파3 콘테스트에서 아버지한테서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 임지택 씨는 개막 전날 이벤트에서 홀인원이 될 뻔한 멋진 티샷을 날려 눈길을 끌었다. 임성재는 “드라이버에 중점을 두고 연습한 덕분인지 거의 모든 홀에서 티샷이 잘돼 두 번째 샷이 편했다”며 한국인 최초의 라운드 선두 기록에 대해서는 “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늘 즐겁지만 많이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 세 번의 라운드가 남았고 그린과 페어웨이가 더 딱딱해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3번 세 홀 연속 버디로 치고 나간 임성재는 7번 홀(파4) 버디까지 보태는 등 거침이 없었다. 후반 첫 홀인 10번(파4)과 까다롭기로 유명한 ‘아멘 코너(11~13번 홀)’의 11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아멘 코너 마지막인 13번 홀(파5)에서 짜릿한 이글을 터뜨렸다. 핀까지 218야드를 남긴 지점에서 두 번째 샷으로 친 하이브리드 샷을 2.5m 거리에 붙인 뒤 1퍼트로 마무리했다. 앞서 잃은 2타를 가뿐하게 되찾으며 공동 선두로 올라갔다. 15번 홀(파5)에서는 126야드짜리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잘 떨어뜨린 뒤 버디를 보태 단독 선두가 됐고 마지막 18번 홀(파4) 위기도 파로 잘 넘겼다. 홀을 반 바퀴 돌고 나오는 환상적인 벙커 샷으로 관중의 기립 박수를 유도했다. 페어웨이 안착률 85.7%, 그린 적중률 72.2%,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56개의 나무랄 데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현재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등이 3언더파 공동 3위다. 2020년에 우승을 다퉜던 3명이 선두권에 몰린 것도 흥미롭다. 존슨은 그해 우승자, 이날 1·2위에 오른 임성재와 스미스는 그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경훈(31)은 2오버파 공동 43위, 김시우(27)는 4오버파 공동 70위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이후 14개월 만에 공식 대회 복귀전을 치른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우승도 가능하다”던 각오를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디펜딩 챔피언 마쓰야마는 이븐파 공동 19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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