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사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6월1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달 30일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가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을 단일 후보로 선출했지만 여전히 보수 진영이 분열된 상황에서 ‘2차 단일화 성공'을 내건 이 교수의 가세로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이 교수는 10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서울 교육의 향후 4년을 좌파 이념에 경도돼 우리 교육 현장을 내팽개친 이들에게 맡기게 된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 서울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며 "11일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를 출마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는 "만약 이대로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반쪽으로 끝나 중도·보수 진영이 분열된다면 서울 시민의 열망을 꺾는 참사를 피할 수 없다"면서 "중도·보수 후보 2차 단일화를 4월 말까지 성공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의 출마는 중도·보수 후보 분열 상황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고, 추가 단일화 논의를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중도·보수 진영에서는 교추협 단일화 과정을 통해 후보로 선출된 조 위원장과 교추협 단일화 과정을 이탈한 조영달 서울대 교수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여기에 우파 성향의 교육단체인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가 오는 11일 별도 후보를 추대할 방침이어서 ‘사분오열’ 상황이다. 반면 진보 진영은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이 단일 후보로 3선 도전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교추협에서 이탈해 독자 출마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조영달 예비후보와 경선 과정에서 전격 사퇴했던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는 2차 단일화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중도·보수 후보 한 분 한 분과 소통해 2차 후보 단일화를 성공시키겠다"며 "완전한 단일화만 된다면 우리 중에 누가 돼도 좌파 서울 교육을 종식하고 시민에게 희망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보수 교육계 원로들도 2014년과 2018년 선거에서 분열로 패배한 경험을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2차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교육감 선거 자문 원로회의(원로회의)’는 최근 모임을 갖고 2차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원로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김도연 울산대 이사장은 “교추협이 주도해 단일 후보를 선출했지만 여전히 중도·보수 진영이 분열돼 있다”면서 “분열은 곧 패배인 만큼 단일화를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교추협이 주도한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로 확정된 조 위원장이 2차 단일화 논의에 참여할 것인가다. 재단일화를 위해서는 조 위원장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 위원장은 “분열의 책임이 있는 이들과 또 단일화하라는게 말이 되느냐”면서 “교육계 원로들의 우려를 잘 알지만 급할수록 원칙을 지키고 흔들림 없이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는 서울시교육감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는 열망이 높은 만큼 시민들이 단일화시켜줄 것으로 믿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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