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인터뷰]안현석 위미트 대표 “버섯으로 치킨 육질…‘대체육=콩고기’ 편견 깨야죠”

새송이버섯에 병아리콩 등 섞어

닭고기 대체육 만드는 방법 고안

'고수분 제조법'으로 치킨 식감 내

“씹는 맛 살린 대체육 제조 기술로

새로운 '고기 카테고리' 만들 것”

안현석 위미트 대표가 서울 강동구 그린타워 내 사무실에서 닭고기 대체육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위미트




“식물성 대체육이 고기를 즐기는 소비자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지요. 식감과 맛이 실제 고기에 가깝게 구현된다면 대체육과 고기의 경쟁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고기 대체 식품 기술 스타트업 위미트의 안현석(36) 대표는 1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씹는 맛을 살리는 독자적인 대체육 제조 기술로 새로운 ‘고기 카테고리’를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버섯으로 닭고기 대체육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했다. 주재료는 국산 새송이버섯으로, 두부·병아리콩·밀단백 등을 함께 섞어 ‘치킨 맛’을 낸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프라이드·꿔바로우 제품은 고기 맛과 식감을 살렸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았고 위미트는 농식품 우수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A벤처스’로 꼽혔다. 안 대표가 제조법에서 주목한 것은 수분이다. 그는 “기존 콩 고기는 수분이 적어 퍽퍽한 식감을 주는데 수분율을 높이기 위해 대체육의 조직을 치밀하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한 ‘고수분대체육(HMMA)’ 기술은 원재료를 배합·압축·가열하는 과정을 통해 단백질 덩어리를 실제 근섬유처럼 일직선상에 배열하는 방식이다. 기존 제조 과정처럼 압출기만 쓰는 게 아니라 산성도·염도 변화로 단백질 변성을 일으켜 치밀한 조직을 유지하는 원리다. 대체육 단백질 함량은 실제 닭 가슴살에 가까운 24% 수준이다. 안 대표는 “마치 근섬유 다발이 여러 개 모여 근조직을 이루는 것처럼 단백질 구조를 바꿔 대체육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며 “치킨의 식감을 내는 고수분 제조법은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5월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품을 내놓았다. 이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카오 메이커스 등 온라인 채널로 판매하고 맛집·레스토랑 등 오프라인 매장에도 공급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사무실 근처에 자체 공장도 마련했다. 채식주의자라고 밝힌 그는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면 식물성 대체육을 채식주의자가 아닌 일반인도 찾게 될 것”이라며 “지구환경 문제 때문에 권하는 대체육이 아닌 맛있는 대안 식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안 대표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 아서디리틀(ADL)과 스타트업 등에서 5년간 근무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에 입학했다. 경제적 문제로 한 학기만을 남겨뒀던 석사 학위를 미련 없이 포기하고 돌아온 그는 원래 꿈꿨던 창업에 도전해 지난해 위미트를 세웠다. 생명과학 분야 이해력을 밑천 삼아 1여 년간 식물성 고기를 연구·개발했고 시제품만 150차례 내놓았다. 그는 “식품도 생명체를 가공해 먹는 것인 만큼 대학에서 익힌 고분자 구성 원리에 대한 개념이 큰 도움이 됐다”며 “고기를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상상을 스타트업을 통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주도 투자 프로그램 ‘팁스’에 선정된 위미트는 제조 방법 등과 관련된 특허 1건을 출원 중이다. 안 대표는 마살라(인도 향신료) 대체육 등 신제품을 선보이고 올 하반기 유럽·아시아 시장도 두드릴 계획이다. 그는 “자원 효율성과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고기를 생산하는 게 필요하다”며 “대체육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는 브랜드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안현석 위미트 대표가 서울 강동구 그린타워 내 사무실에서 닭고기 대체육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위미트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