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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업인 의욕 회복이 먼저다

주영섭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前 중소기업청장

기업이 살아나야 경제도 사는데

온갖 규제에 범법자로 내몰릴 판

경제정책 기조 친기업으로 바꿔

경영인 사명감·자긍심 일깨워야





국내외로 기업 경영 환경이 심상치 않다. 미중 갈등이 패권 전쟁으로 치닫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풍토병)으로 바뀔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나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원자재 수급 불안과 함께 원유·광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고 반도체 등 핵심 부품 공급난으로 주요 제품의 생산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각국의 물류 시스템 회복이 지연돼 컨테이너 운송 비용이 서너 배로 뛰는 물류대란도 겪고 있다. 모든 비용이 올라 물가가 급등하며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이고 있는 긴박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이 당초 3.1%에서 2%대 중반으로 떨어지고 물가 상승률은 2.2%에서 4%대로 올라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3.5%에서 0%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도 나온다.

불안한 경제 환경에서 통화와 환율·물가 정책 등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도 중요하나 기업과 가계 활동을 중심으로 한 미시경제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튼튼해야 가계도, 나라도 튼튼해진다. 경제 상황이 나빠질수록 이를 돌파해나갈 기업인들의 불굴의 기업가 정신과 사기가 더욱 중요하다. 작금의 경제 상황은 대기업도 예측 불가한데 중소기업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초긴장 상태이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 기후위기와 탄소 중립, 그린 대전환 등 초변화 대전환 시대의 대응도 버거운 상황에서 방향은 공감하나 빠른 시행으로 따라가기 벅찬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중대재해법, 화관·화평법, 지정회계감사제 등으로 부담이 가중돼 기업인들이 지쳐가고 있다. 그 가운데 불어닥친 최근의 상황으로 기업인들은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의욕도 상실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기업 전체를 살릴 정부 정책이 시급하나 무엇보다도 기업인들의 사기와 기업가 정신 회복이 중요하다.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사는데 기업인이 의욕을 잃으면 백약이 무효다.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면 지금처럼 기업 하기 어려운 시기가 없었고 기업 환경이 좋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가능하다면 회사를 팔고 싶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 경영에 매진해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인들이 상은 받지 못할망정 예비 범법자로 내몰리는 상황은 참으로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먼저 우리 정부와 국민의 기업·기업인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기업인을 경시하는 사농공상의 뿌리 깊은 유교 문화와 함께 과거 경제개발 초기에 정경유착 등으로 생긴 반기업 정서가 바뀌지 않는 한 기업과 경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으로 국가 재정에 기여하는 기업인들이 최고의 애국자라는 친기업 정서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경영자와 직원들을 망라한 모든 기업인들이 애국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신나게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누비고 다니며 기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게 해야 한다.

기업인의 사기와 기업가 정신을 높이는 데는 많은 투자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정부와 국민들이 생각만 바꾸면 되는 일이다. 물론 기업인들의 보국에 대한 사명감과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기업인의 의욕이 되살아나야 지원보다 육성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화 확대, 인재 육성, 벤처 중심의 혁신 성장 등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새 정부의 친기업 정책 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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