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머스크가 전날 사측에 트위터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구체적으로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100%를 1주당 54.20달러(약 6만 6530원)에 현금으로 인수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총 430억달러(약 52조 7825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주당 54.20달러는 트위터의 지난 1일 종가에서 38%의 프리미엄이 붙은 액수다. 머스크는 “내 제안은 최선이자 최종적인 것으로, 만약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면 주주로서의 지위를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위터측은 이에 대해 “머스크의 인수 제안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보낸 제안서에서 “트위터가 전세계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을 믿고 투자했고,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기능하기 위한 사회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트위터에) 투자한 이후로는 트위터가 현재 형태로는 이러한 사회적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트위터는 개인 기업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인수 타진 배경을 전했다.
그동안 머스크는 트위터의 일부 표현을 제한하는 정책에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트위터 최대주주가 된 후 트위터의 프리미엄 유료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개편하거나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결제 옵션에 추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를 노숙자 쉼터로 전환할지 묻는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으며 트위터에 ‘수정 버튼’을 추가할지를 묻는 설문조사도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제시한 지분 매입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약 1년 전 트위터 주가가 주당 70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날 제시한 50달러대 중반의 인수가는 트위터 주주와 이사회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낮다는 것이다.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가 됐으나 이사회 합류를 돌연 거부하면서 적대적 M&A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트위터 이사 자리를 사양하면서 트위터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당초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로 재임하는 동안엔 트위터 지분을 14.9% 이상 보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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