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경제가 곧 안보이고, 안보가 곧 경제”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 급격히 재편되는 국제 정세를 헤쳐나가기 위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의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오찬 정책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새 정부가 우리 경제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고 경제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나가겠다"며 “경제가 안보이고, 안보가 곧 경제라는 경제안보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제 입장에서도 오늘 이 시간이 정말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진단하는 이날 행사에는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간사인 김성한 고려대 교수가 참석했다. 또 재계에서는 최태원 SK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가 찾았다
포럼에서는 요동치는 국제 질서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이 전 국무총리는 “역사의 흐름에 고비가 있듯 시간의 흐름에는 마디가 있다. 그 흐름과 마디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느냐가 국가의 발전과 퇴보를 좌우한다”며 “오늘의 지구촌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9세기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시대가 재연되는 듯싶은 새로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전 통일부 장관은 발제에 나서 “국제사회는 카오스(무질서) 그 자체이고 질서의 대변환 시대”라며 “전통적 국제적 강대국이 서로 이전투구하는 ‘질서부재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가 오랫동안 가졌던 약소국·중진국 멘털리티(정신력)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신성으로 새롭게 우뚝 서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한국의 첨단 기술, 경제, 에너지, 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드는 방향으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정세가 질서를 잃어갈수록 한미 동맹 강화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원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도 나서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국의 공동화를 메우며 미국과 아태 지역 경제안보를 중심축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제적 경제안보 협력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군사 동맹 △경제안보 동맹 △가치 동맹 △글로벌 동맹(기후변화, 첨단 기술 등) △한일 관계 개선 등을 추진해 ‘포괄적 동맹’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안 마련에도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당선인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해나가는 것이 국정 운영의 큰 자산”이라며 “새 정부 출범에 오늘의 제언들을 반영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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