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신형으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이는 북한의 공격 징후가 분명하고 급박할 경우 ‘자위적’ 차원에서 선제 타격을 하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방 정책을 겨냥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잠수함에 핵 SLBM을 싣고 수중에서 한국이나 미국 등을 향해 발사하면 사전에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어려워 선제 타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6일 북한 노동신문 및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밤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에서 치러진 이른바 북한 빨치산(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년 기념 열병식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는 최소 1만 5000명의 인원과 다양한 무기·장비들이 동원됐으며 전투기 비행 등의 이벤트도 진행됐다. 이는 북한이 낙후된 것으로 평가돼온 자국의 공군이 야간비행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측면으로도 풀이된다.
열병식 사진 속에는 신형으로 추정되는 SLBM과 화성 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활공체(HGV) 탑재 미사일인 화성 8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들도 눈에 띄었다. 이 중 신형 추정 SLBM은 지난해 1월 북한이 당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SLBM 대비 1m가량 길이가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두부의 크기가 커져 다탄두를 탑재한 SLBM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하나의 미사일에서 여러 개의 탄두를 떨어뜨리면 그만큼 한미가 공중 요격하기 까다롭게 된다. 이번 신형 추정 SLBM은 아직 발사가 이뤄지지 않아 단순히 형태만 갖춘 목합일 가능성도 있다. 향후 해당 기술이 완성될 경우 북한이 개량 중인 신형 잠수함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10월 잠수함 수중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이른바 ‘미니 SLBM’도 이번 열병식에 동원해 다양한 종류의 수중 핵 투발 수단을 갖추고 있음을 선전했다.
김정은 정권이 이처럼 대규모 열병식을 연 것은 경제난 등으로 흔들리는 자국 민심을 결집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를 핵 위협으로 길들이기 위한 예고편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로 추가적인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의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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