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자재 가격 급등,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 심각한 불확실성을 낳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앤-마리 굴드-울프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 대행은 미 워싱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련 무역, 금융 익스포져는 제한적이지만 높아진 원자재 가격과 유럽 무역 파트너의 경제성장 둔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굴드-울프 대행은 “중국 경제가 둔화해 아시아 지역 경제성장에 압력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물가도 오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성장률 전망치는 낮아지고 인플레 전망치는 높아지며 아시아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굴드-울프 대행은 “이 같은 성장에 대한 역풍은 정책 대응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불어닥치고 있다”며 “아시아 정책 담당자들은 저성장과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트레이드 오프’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레이드 오프란 두 개의 정책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나머지 하나의 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양자간의 관계를 말한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에 나서야 하지만, 동시에 성장률도 낮아지고 있어 빠르게 긴축을 하지 못하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국내 물가 상황과 외부 압력 등을 봐가며 대부분의 나라가 적절한 속도로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가져가야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굴드- 울프 대행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계속될 금리 인상은 대규모 달러 표시 부채를 보유한 아시아 정책 담당자들에게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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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월가의 거물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은 CNBC 인터뷰에서 “전면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는 주로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했다”며 “그 같은 우려가 남아 있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중국이 추가적으로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모두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경제성장 둔화 우려까지 겹쳤다는 이야기다.
엘에리언 고문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히 주식 시장 뿐만 아니라 외환, 채권 시장에서도 이상한 흐름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긴축 속도와 관련 엘에리안 보좌관은 “연준이 다음달 초 금리를 0.5%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믿는다”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향후 연준의 긴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투자자는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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