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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역성장 쇼크 속 돋보인 투자, 결국 기업이 힘이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4%의 쇼크를 기록했다. 당초 1.0%를 예상했는데 무역적자 심화, 재정지출 감소 등으로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 뒷걸음질했다. 주목할 부분은 마이너스 성장률에도 미국 증시가 급등한 점이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주춤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강한 체질’이 확인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가 9.2% 급증한 것은 경제를 견인하는 민간의 힘을 여실히 증명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기업의 80%가량이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내놓았고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1분기 설비투자가 4.0% 감소해 3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데서 보듯 기업들이 좀처럼 곳간을 열지 않고 있다. 29일 나온 ‘산업 활동 동향’에서도 3월 산업 생산은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2.9% 줄었다. 지난해 말 국내 기업의 보유 현금은 885조 원으로 1년 전보다 역대 최대인 125조 원이나 늘었다. 경기가 불확실한 탓이 크지만 사방이 규제·세금 장벽에 막혀 있으니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100대 기업의 해외 법인 매출 비중이 지난해 51.2%에 이른 것을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바이 아메리카’를 주창하며 자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전략산업 육성에 적극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연일 규제 혁파를 외치지만 기업 육성을 위한 메가플랜을 내놓지 못했다. 윤 당선인은 강력하고 일관된 개혁 의지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투자를 호소해야 한다. 기업들은 정권 교체기마다 나오는 대통령의 규제 완화 목소리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역대 정부가 규제를 ‘전봇대’ ‘암덩어리’ ‘붉은 깃발’ 등으로 규정하고 치워야 한다고 외쳤지만 남은 것은 세계 최고 상속세와 꼴찌 수준의 노동 경쟁력이다. ‘민간 주도 성장’을 이루려면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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