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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in JIFF] '말이야 바른 말이지' 사회적 이슈 바라본 6人 감독의 시선…개운한 말 맛은 '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말이야 바른 말이지' GV

옴니버스 구성으로 다양한 감독 시선 담아


'현혜선의 시스루'를 연재하는 서울경제스타 현혜선 기자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속살을 낱낱이 들여다 봅니다.


30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CGV전주고사에서 진행된 영화 '말이야 바른 말이지' GV에 윤성호 감독, 최하나 감독, 배우 오경화, 한인미 감독, 배우 김준석이 참석했다. / 사진=현혜선 기자




옴니버스 영화 '말이야 바른 말이지'가 각각의 사회적 이슈에 감독들의 독특한 시선이 담았다. 을과 을의 논쟁 속에서 소회된 병과 정을 조명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공감되면서 웃음을 던지는 '말 맛'은 영화를 보는 묘미. 개운한 웃음에 생각할 거리까지 던지는 작품이다.

30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CGV전주고사에서는 '말이야 바른 말이지'(감독 김소형, 박동훈, 최하나, 송현주, 한인미, 윤성호) GV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기획 및 프로듀싱을 맡고, 프롤로그를 연출한 윤성호 감독을 비롯해 '진정성 실천편'의 최하나 감독, 배우 오경화, '새로운 마음'의 한인미 감독, 배우 김준석이 참석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사회의 약자인 을이 그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병과 정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풍경을 통해 사회의 허위와 모순을 통찰하는 풍자극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프롤로그를 포함해 6개의 단편이 모인 옴니버스극이다. 서울독립영화제의 2022 쇼츠 옴니버스 챌린지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윤 감독은 "작년 가을 쯤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연락이 왔다. 지원금이 들어왔는데, 사회적 이슈에 의미 있는 발언이 담긴 장편을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며 "좋은 취지지만 그 액수로 장편은 힘들 것 같아서 처음엔 거절했다. 당연히 지켜야 되는 노동 시간, 최저 임금, 고용보험 등을 생각할 때 불가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그런데 안 쓰면 없어지는 돈이라 고민하다가 감독들을 모아보기로 결정했다. 대신 작품마다 제한을 걸어서 제작비 안에서 해결하게 만들었다"며 "한 신, 한 장소, 세 명의 인물이 나오돼 두 명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점, 6시간의 촬영 시간, 제한된 스태프 등이다. 다들 동의해 주셔서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감사했다. 이어 "또 평소 영화를 보면서 대화신이 재밌고, 사회적 서브 텍스트를 잘 만드는 분으로 모셨다. 다들 권력자가 나오기보다 을과 을이 이끄는 테마에 동의하더라"며 "반나절씩 4일 동안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말이야 바른 말이지' 스틸


감독들은 제한된 상황 속에서 작품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평화로웠다고 입을 모았다. 최 감독은 "작은 예산이라 당황하긴 했지만 재밌었다. 조건에 맞게 미션을 수행하듯 시나리오를 썼는데, 평소 생각하던 이야기였다"며 "영화과를 다닐 때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 6시간 안에 찍는 건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말도 안 되는 컨디션이라는 걸 알고 임하니 순조로웠다. 다들 끝나고 '가장 평화로웠던 촬영장'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회상했다. 한 감독은 "시스템 이야기를 듣고 제안을 받았을 때, 장편을 찍은 지 얼마 안 돼서 고민이 됐다. 그런데 의도가 좋아서 해보고 싶었다"며 "내가 모르는 이야기에서 시작하기보다는 주변 친구들이 만년 대리의 삶을 살고 있어, 그 이야기를 녹여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6시간의 촬영이 편안했다고. 오경화는 "최 감독님과 인연이 있어서 미팅을 하게 됐다. 시나리오의 내용도 좋았고, 무엇보다 단편을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며 "시간 제한이 상관없는 게, 촬영 시간이 6시간이면 빨리 끝나니까 좋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준석은 "내가 연극을 오래 해서 그런지 한 공간에서 하는 건 상관이 없었다. 시간은 충분히 길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의 각 에피소드는 하나의 이슈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끝에는 다른 이슈까지 아우르면서 변주한다. 윤 감독은 "어떤 에피소드는 처음에 종교 이슈를 다루는 척하다가 환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처럼 감독들에게 반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진정성 실천편'은 팀장이 회사가 처해 있는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애인과의 문제도 해결해야 되는 내용이다. 진정성이라고 얘기하지만, 애인에게 하는 것도 결국 입바른 소리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짚었다. 한 감독은 "직장 상사인 갑과 을인 대리의 위계를 비추는 것처럼 보이다가, 마지막엔 거기서도 소외되는 워킹맘의 이야기를 넣었다"고 했다.



윤 감독은 '말이야 바른 말이지'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의견을 최대한 모으다가 좁혀지지 않으면 내가 정하기로 처음부터 이야기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의 제목을 정할 땐 정말 난상토론이었다"고 회상하며 "한 개의 에피소드 제목으로 해볼까 싶기도 했는데, '말이야 바른 말이지'가 모든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제목이라 이렇게 정했다"고 했다. 또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되면서 영문 제목도 고민했다고. 그는 "영문 제목은 '시티즌 패인(Citizen pane)'이다. 결국 우리는 시민인데, 시민을 공격한다는 의미"라며 "패인이 유리잔처럼 얇다는 뜻인데, 우리 멘탈이 한 끗 차이로 얇다는 것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독립된 에피소드지만, 여러 장치를 통해 하나의 세계관처럼 보이게 만든 것도 작품의 특징. 윤 감독은 "처음부터 같은 세계관이었으면 했다. '진정성 실천편'에 나온 직원이 다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한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다른 에피소드에 짧게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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