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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곽상도, 김만배에 '많이 벌었으면 나눠줘야지'" 법정 증언

곽상도 측 "정영학, 다른 자리와 혼동…객관적 정황과 달라"

"곽상도, 대장동 설명 듣고 '삼수갑산 가도 할 건 해야" 증언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18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돈을 많이 벌었으면 나눠줘야지"라고 말했다가 다퉜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정영학 회계사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의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정 회계사는 검찰 조사에서 2018년 가을께 서울 서초구에 있는 김 씨의 단골 식당에서 곽 전 의원, 남욱 변호사 등 네 명이 모여 식사했으며 이 자리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고 진술했고 이날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정 회계사는 당시 김 씨가 "사업이 잘 돼서 회사에 돈이 많이 쌓인다"는 취지로 말하자 곽 전 의원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나눠줘야지"라고 했고, 이에 김 씨가 "회삿돈을 어떻게 줍니까"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 일로 식사 자리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김 씨의 말에 따라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는 식사 중이던 식당의 방에서 나갔으며, 방 안에서 김 씨와 곽 전 의원이 큰소리로 다투는 목소리가 방 밖에서도 들렸다는 것이 정 회계사의 설명이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이 "기다려도 싸움이 끝나지 않아 증인과 남 변호사는 귀가했다고 했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그렇다"며 "그때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증언이 사실이라면 곽 전 의원이 김 씨에게 대장동 사업 이익을 나눠달라고 요구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곽 전 의원은 김씨와 식당에서 언쟁한 일이 있으나 이익을 둘러싼 다툼이 아니었고 언쟁을 한 시기도 대장동 사업 이익이 나기 시작한 2018년이 아닌 2016년 가을께라고 주장한다. 변호인은 곽 전 의원과 김 씨가 다툰 날로 지목된 2018년 11월 19일 곽 전 의원의 신용카드로 서초구 다른 식당에서 결제한 기록과 주차장에 차를 댄 기록을 공개하면서 정 회계사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은 "김 씨가 단골 식당에서 결제한 기록이 있는 날짜 중에 증인의 진술과 부합하는 모임이 가능한 날을 검찰이 11월 19일로 지목한 것"이라며 "곽상도 피고인을 만난 날짜가 명확한가"라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기억에 의존하는 거라 (날짜가) 확실하지는 않은데, 뵌 기억은 있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또 김 씨가 곽 전 의원과 다툰 것으로 지목된 날 오후 8시 30분께 식당에서 결제한 기록이 있다며 "싸우는 도중 결제를 했다는 뜻인가"라고 지적했고, 정 회계사는 "언제 결제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정 회계사는 2015년 2월께 두 차례 곽 전 의원을 만나 대장동 사업계획을 설명했고, 두 번째 만남에서 곽 전 의원이 "삼수갑산에 가더라도 할 건 해야지"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은 "곽상도 피고인은 삼수갑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정 회계사의 진술이 사실인지 추궁했다. 변호인이 "혹시 다른 사람에게 듣고 착각한 것 아닌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제가 회계사라 한문에 약해서 삼수갑산의 뜻을 인터넷에서 찾아봐서 기억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또 정 회계사가 곽 전 의원의 '삼수갑산'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에 대해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계사는 검찰 조사에서는 자신이 "이런 부동산 개발 사업은 위험도 크다"고 말하자 곽 전 의원이 이같이 대답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공판에서는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인데 사업을 해도 괜찮겠나"라고 묻자 곽 전 의원에게서 '삼수갑산' 발언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공판이 끝나기 직전 직접 신문할 기회를 얻어 정 회계사에게 "증인의 말은 하나은행 관계자들의 증언과 전부 다르고, 검찰이 이의를 제기해서 대질 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다른 은행과 중소기업 관계자들도 모두 증인과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전 의원은 또 "증인의 기억 때문에 제가 구속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다른 사람들의 말과 모두 다른 것을 보면 기억이 잘못됐거나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 회계사는 "제가 기억나는 것을 그 선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며 "제 기억에 있는 한에는 다 사실대로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작년 4월 말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다.

정 회계사는 자신이 김 씨의 지시로 곽 전 의원을 두 차례 만나 대장동 사업계획을 설명했다고 주장하지만, 곽 전 의원은 당시 대장동 사업에 영향을 행사할 지위가 아니었으며 사업에 개입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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