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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시나리오 대비…10대 그룹 '컨틴전시 플랜' 가동 [뒷북비즈]

인플레·금리·전쟁 복합위기에

원가부담 최소화 등 긴급 점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경영 상황 긴급 점검에 본격 나섰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중국 봉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복합 위기가 덮치면서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져서다. 주요 그룹들은 신사업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컨틴전시플랜(비상 대응) 계획을 세워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한화토탈에너지스 등 한화그룹 유화·에너지 사업 부문은 전날 사장단 회의를 열어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영 현안을 점검했다. 사장단은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물류 대란, 금리 상승 등 위기 요인이 상존해 있다고 보고 선제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는 “유가를 포함한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한 비상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것과 차원이 다를 수 있으므로 사별로 ‘워스트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재계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은 최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재료비 인상 압박은 1분기보다 2분기 이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주요 경영 항목별 중점 추진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LG·SK·롯데·포스코·현대중공업 등 다른 주요 그룹들도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신성장 분야 강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비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그룹의 비상 대응 계획은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최근 열린 현대차 콘퍼런스콜에서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전사적인 대응과 구매 전략 방향 재설정, 원가 개선 역량 집중 등으로 1분기 실적에서 원가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1분기 러시아 내 자동차 판매도 전년 대비 25% 줄었고 현지 생산과 부품 공급 문제도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올해 계획된 투자와 신차 출시 연기도 검토해 유동성 측면에서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더구나 중국 봉쇄 장기화로 수출 제품의 수요 부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내 가전이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요 확대를 기대했던 전자 업계는 울상이다. 더구나 현지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부품 조달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LG화학 측은 지난달 진행한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오미크론발 중국 록다운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 등 긍정적인 환경이 별로 없다”면서 “하반기에도 고유가에 따른 비용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터리, 시스템 반도체 등 주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 분야마저도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배터리 업계에서는 원자재 품귀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상당하다. 리튬·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급등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아직 적자를 내는 SK온은 올해 4분기로 잡았던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새로운 먹거리인 전장 사업 또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흑자 전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독주 체제가 더욱 굳혀질 수 있어서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TSMC의 글로벌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56%로 오르는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18%에서 올해 16%로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와의 기술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를 일축하며 2분기 안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의 3나노 공정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국내 대기업을 둘러싼 규제 환경마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이상균 현대중공업 사장은 사내 임직원 대상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작업 중지로 인해 실적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는데 러시아 사태로 자재비 및 이자 비용이 증가해 회사에 부정적 영향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2021년 임금 협상을 위한 파업을 13일까지 엿새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추가 생산 차질도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 두달 작업중지로 인한 추정손실규모는 약 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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