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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의 6번째 도전…그때는 있고 지금은 없다[정상훈의 지방방송]

<11>전남지사…박근혜와 함께한 흥망성쇠

지역주의 타파행보…여당 이점 이번에는?

상대는 임기 내내 직무평가 1~2위 김영록


학창시절에 ‘지방방송 꺼라’는 말 좀 들은 편입니다. 수업시간에 많이 떠들었단 뜻이겠죠. 그때 다 하지 못한 지방방송을 다시 켜려고 합니다. 우리 지역의 살림꾼을 뽑는 6·1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얘기를 얇고 넓게 훑어보겠습니다. 지방방송의 볼륨을 조금만 키워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지사 후보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광역단체장 공천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치인 이정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에 달합니다. 말단 당직자에서 시작해 당대표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 보수정당 이름표를 달고 꾸준히 호남에서 출마한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 여기까지는 정치인 이정현을 긍정 평가하는 대목들입니다. 그러나 박근혜라는 한 사람만을 바라본 정치행보와 실언으로 인한 구설 등은 꾸준히 그의 정치인생에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전남지사 도전은 그의 여섯 번째 호남 출마입니다. 앞서 5번의 성적표는 2승3패였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2승에 매우 주목합니다. 보수정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이룬 ‘재선’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정치인 이정현 자체가 대한민국 정당사(史)에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중앙정치 첫 이력은 민정당 간사‘병’. 말단 중에서도 말단 당직자로 시작했습니다. 영남 중심 정당에서 호남 출신으로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특유의 부지런함이 당대표 박근혜의 눈에 띄었고, 결국 여당 당대표라는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한마디로 인턴사원이 대표이사가 된 기적 중의 기적을 일궈낸 것입니다.

선거 이력은 더욱 드라마틱합니다. 첫 도전은 1995년 민선 1기 지방선거였습니다. 민자당의 이름으로 광주시의원에 도전했지만 당연하게도 낙선했습니다. 2004년에는 광주 서을 총선에 출마하며 국회의원에 도전했습니다. 결과는 득표율 1.03%. 당시에는 시민들이 이 전 대표의 명함을 받자마자 면전에서 찢어버리는 일도 흔했다고 합니다. 이 전 대표는 4년 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합니다.

결국 그에게 기회를 준 곳은 ‘고향’ 곡성이었습니다.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고향이 있는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한 이 전 대표는 49.43%의 득표율로 당선됩니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타이틀도 영향을 줬지만, 자전거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며 마을회관에서 숙식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열정이 당선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후 2년 뒤 제20대 총선에서는 고향 곡성이 분구가 돼 빠진 순천에서 당당히 재선에 성공하며 당대표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사실 이 전 대표의 정치인생은 박근혜를 빼놓고 논할 수 없습니다. 당대표 박근혜는 당직자 이정현의 부지런함과 언변을 눈여겨보고 그를 중용했고, ‘박근혜의 복심’으로 키웠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연이어 맡으며 정권의 핵심으로 올라섰습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 정진석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국회를 떠나고 있는 모습. / 서울경제 DB




하지만 이는 정치인 이정현의 흥망성쇠를 박근혜와 함께 하게 만드는 하나의 족쇄가 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두 번의 위기가 본인의 위기로도 작용한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KBS에 비판 보도 자제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였고, 당대표 시절 맞게 된 국정농단은 그가 30년 넘게 몸담은 새누리당을 떠나야 하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5년간 무소속 생활을 해오던 이 전 대표는 올해 지선을 앞두고 전남지사 도전을 위해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왔습니다. 때마침 일궈낸 정권교체는 그에게 호재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과거 박근혜 정부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 보입니다.

그때는 ‘박근혜의 복심’으로, 새누리당인 것은 밉지만 그래도 지역발전에는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표심으로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호남에 ‘예산폭탄’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전 대표가 ‘윤심(尹心)’의 핵심이라고 보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호남 지역에서의 윤석열 당선인 지지도가 낮은 것도 악재입니다. 지난 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호남의 국민의힘 지지도는 8%, 윤 당선인의 업무긍정평가는 23%에 그쳤습니다(95% 신뢰수준에서±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과거와 같은 여당 어드밴티지가 지금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도지사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판이 완전히 다릅니다. 특히 전남지사 선거는 광주와 가깝고 DJ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가 있는 서부전남의 표심이 득표율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 전 대표가 과거 가지고 있던 지역기반은 외지인의 이동이 잦은 동부전남이었습니다.

여기에 상대가 현 지사인 김영록 후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선을 앞두고 광주와 전북은 후보를 바꿨지만 전남은 현직을 그대로 후보로 공천했습니다. 김 지사가 시도지사 평가에서 1~2위를 놓치지 않았던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이 전 대표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지사 후보. / 서울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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