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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함정에 빠졌다”…“인플레라도 꺾여야 분위기 개선”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연합뉴스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또다시 폭락했습니다. 금리 상승 우려에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2018년 이후 최고치인 연 3.17%까지 치솟으면서 나스닥이 4% 넘게 빠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각각 3.20%, 1.99% 급락했는데요. S&P500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이 무너졌습니다.

이날 월가의 분위기는 침울했습니다. 일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 기회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부정적인 신호를 보냈죠. “아직 바닥은 보이지 않으며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함정에 빠졌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서 계속 전해드린 대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오늘은 미국 증시와 함께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에 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변동성 안 끝나 주가 더 떨어진다”…“S&P 3500~3700이 적정” 주장도


실제 이날 월가에서는 비관론이 쏟아졌는데요. MKM파트너스의 JC 오하라는 “주식이 계속해서 떨어질 것 같다. 바닥에 접근하고 있다는 중분한 기술적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기술적 지표들은 과매도가 충분한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질 캐리 홀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변동성이 끝나지 않았다. 제로금리에서 긴축, 탈세계화 같은 시장의 질서가 바뀌면서 올해는 계속해서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40% 정도로 보고 있다”고 했고, 바클레이스의 마네쉬 데스판데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계속 커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유지될 것이며 (중간에) 베어마켓 랠리가 있을 수 있지만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점쳤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걸까요. 억만장자 투자자인 토마스 피터피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설립자는 “증시가 공정가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떨어져야 할 것”이라며 “S&P의 경우 15배나 16배가 적정하다”고 주장했는데요.

15배는 3510이고 16배는 3744 수준입니다. 이날 종가를 고려하면 많게는 12%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는 뜻인데요. 데이비드 반센 반센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시장 혼란의 핵심 이슈는 어닝에 관한 것이 아니라 밸류에이션(가치)에 대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연이은 증시 급락에 월가의 분위기도 비관적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 담당 디렉터는 “10년 국채금리와 시장에 관해 봐야 하는데 오늘 10년물이 3.15%를 넘으면서 증시에 부담을 좀 줬다”며 “S&P 4000 선이 중요하다. 키는 4000이 무너지느냐인데 이것이 현실화하면 여러 차트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펀더멘털에 관한 말도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성장 둔화와 실망스러운 실적 예측을 보여주고 있고 애플은 공급망 위기가 매출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넷플릭스는 충격적일 정도로 가입자 전망이 악화했다. 알파벳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1분기 매출을 발표했다”며 “올해 나스닥 지수가 20% 넘게 하락한 뒤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기술주가 여전히 너무 비싸다고 한다”고 전했는데요. 퍼포스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테일러는 “인플레와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고성장 기업들이 예전처럼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생츄어리 웰스의 제프 킬버그는 “(주가급락은) 상당한 가격재산정이며 이는 연준에 의해 더 커졌다”며 “만약 연준이 금리를 안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 시장은 단기적으로 바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3% 미만으로 내려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분간 연준이 개입할 확률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4월 CPI 8.1% 전망…“강세론자도 인플레 통제 전까지는 저가매수 어렵다는 것 알아”


현재 증시를 둘러싼 외부요인 3가지는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락다운(폐쇄) 등입니다. 먼저 인플레이션을 보면 연준이 최소 2~3번 더 0.5%포인트의 빅스텝을 할 예정이고 양적긴축(QT)도 추진하고 있지요. 0.75%포인트의 자이언트 스텝은 배제했지만 이 때문에 더 큰 금리인상이 필요해 결국 경기침체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11일에 나올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그래서 더 중요한데요.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4월 CPI가 전년 대비 8.1%,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6%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3월의 8.5%, 6.5%에 비해 낮아지는 것인데요. 여전히 절대 수치가 높지만 상승폭이 낮아지기 시작한다는 점은 분명히 위안을 주는 부분입니다. 중요한 것은 4월 수치가 이에 부합하느냐에 실제 세부 항목도 긍정적일 것이냐인데요.

특히 4월을 포함해 앞으로 인플레가 꺾인다는 신호가 나와야 증시도 최소한의 반전 모멘텀을 잡을 수 있다. 짐 오 넬리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현 시점에서 따져야 하는 것은 무엇이 턴(turn)을 만들 수 있느냐인데 우크라이나 사태의 갑작스러운 해결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력상실은 매우 엄청난 긍정적 요소일 것”이라며 “만약 인플레이션이 꺾인다는 것을 보여주면 이는 명확히 안도의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강세론자들도 인플레이션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오기 전에는 저가매수 전략이 쉽지 않다고 한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전승절 행사에서 공군 퍼레이드를 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위기를 더 고조시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사태가 단기간 내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물리적 충돌이 끝나도 경제재제와 공급망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더 걸리죠.

결국 그나마 기댈 것은 인플레이션 쪽입니다. 오 넬리 전 회장의 말처럼 인플레라도 좀 나아져야 핑곗거리라도 생기는데요. CNBC는 “강세론자(Bulls)들도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저가매수를 하는 것은 어렵다(tough)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4월 CPI상 물가상승률이 다소 주춤한다고 해서 연준이 바로 정책전환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투자자들끼리 긍정적인 전망을 나눌 수 있다는 건데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0.75%포인트를 인상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연준이 2~3번 더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한 뒤 상황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의 말처럼 2~3번 0.5%를 올리고 물가와 경기를 본 뒤 0.25%포인트로 낮추든지, 최악의 경우에는 더 가속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실제 인플레이션 기대 관련 지표가 썩 좋지는 않습니다. 뉴욕 연은의 4월 인플레 기대 조사결과에 따르면 1년 뒤 예상하는 물가상승률은 6.3%로 전달(6.6%)보다 낮아졌는데요. 문제는 장기입니다. 3년의 경우 같은 기간 3.7%에서 3.9%로 높아졌는데요. 장기 인플레 기대가 흔들리면 연준으로서는 치명타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 장기 인플레 기대치가 더 높아져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연준의 노력에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석했습니다.

“약세론자가 다수면 바닥 징후?”…“연말, 2년 국채 3.5%, 10년 국채 연말에 3.25%”


개인적으로는 중간중간에 베어마켓 랠리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고 봅니다. 상승장이라고 해서 매일 오르는 게 아니듯 하락장이라고 해서 매일 떨어지는 게 아닌데요. 하지만 큰 틀에서 가는 방향은 뚜렷하죠.

다만, 반대되는 얘기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전미 개인 투자자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52.9%가 약세론자(bearish)이고 26.9%만이 강세론자(bullish)라고 합니다. 차이가 26%포인트나 나는데요. 약세론자가 크게 많아진다는 것은 거꾸로 이제 바닥이 가까워졌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보통 수평선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전혀 찾을 수 없을 때 바닥이 만들어진다”고 했는데요. 공포가 극에 달할 때가 반대로 투자기회라는 논리죠. CNBC는 과거에 약세론자가 강세론자를 이 정도 수준(26%포인트) 앞지른 지 한 달 만에 주가지수가 평균 0.34% 상승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주 크레디트스위스는 연말 S&P500 전망치를 5200에서 4900으로 조정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지금보다 22.76%나 높습니다. 특히 일부 기술주에 관해서는 매수 조언이 여전한데요.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가 우리 모델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할 때도 매입한다”며 “지금은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2008년과 2009년, 팬데믹 초기 상황을 알지 않느냐? 나는 아직 타월을 던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굳건하게 강세론”이라고 했습니다.

2년과 10년 물 국채금리의 향방을 잘 들여볼 필요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니드햄의 로라 마틴 미디어·인터넷 애널리스트는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우리는 아마존을 정말 좋아하며 애플도 좋아한다”고 했고, 실비아 자블론스키 데피앙스 ETFs 최고경영자(CEO)는 “역사적으로 보면 나스닥의 베어마켓은 4개월가량 지속된 뒤 상승했다”며 “지금은 현금이 있는 이들에게는 투자기회”라고 지적했습니다.

핵심은 이들의 말처럼 지금이 투자기회였다고 해도 이는 장기로 봐야 하는 투자이며 유동성이 많은 이들에게 적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지 않고서는 낭패를 겪을 수 있는데요.

당장 BofA는 단기 금리상승 전망에 내년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올 연말 2년 만기 국채금리는 3.5%까지 가겠지만 10년 물은 3.25%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풀릴지도 변수죠. 연준의 기대와 달리 높은 수준이 지속돼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증시에 타격이겠죠. 마이클 하넷 BofA CIO는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경제가 시장을 멈추게 할 때까지 조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때까지 자산가격은 낮게 재설정돼야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선후관계를 따지기가 어려워질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터널을 빠져나가려면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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