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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왜 죽였나”…종신형 구형받은 러軍 "용서 못 받을 것 알아"

우크라 민간인 사살한 21세 러軍 혐의 인정…재판서 종신형 구형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지방법원에서 민간인 사살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군의 바딤 시시마린(21) 병장이 법정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60대 남성을 사살한 20대 러시아 군인이 전범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피고는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밝히면서도 유족을 향해 “당신은 날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미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키이우 지방법원에서 열린 러시아 육군 기갑부대 소속 하사 바딤 시시마린(21)에 대한 공판에서 우크라이나 검찰은 종신형을 구형했다. 시시마린에 대한 재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군 전범이 우크라이나의 법정에 선 사례로, 종신형은 우크라이나 형법상 그가 받을 수 있는 최대 형량이다.

시시마린은 침공 직후인 지난 2월 28일 북동부 수미주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다른 부대원 4명과 차량을 훔쳐 도주하던 중 자전거를 타고 가던 올렉산드르 쉘리포프(62)를 사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전날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어 이날 재판에서는 당시 상황에 대해 보다 자세한 진술을 내놓았다. 그는 피해자와 마주쳤던 당시 피해자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면서 그가 자신들의 위치를 우크라이나군에 보고할 것을 의심해 사살 명령이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카푸로프라는 이름의 병사가 사살을 명령했으며 “총격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다른 병사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그가 우리를 고발할 것이라면서 위협적인 어조로 시키는 대로 하라고 몰아세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선 러시아 전쟁 포로 이반 말티세프(21)는 “이름을 모르는 한 병사가 차 안에서 몸을 돌려 시시마린에게 명령에 따르라고 소리쳤다”면서 “피해자와 거의 나란히 있던 순간 압박을 받고 있던 시시마린이 서너 발을 쐈다”고 설명했다.

시시마린은 총격을 명령한 당사자는 상관이 아닌 다른 병사였다면서, 그의 말을 따를 의무가 있었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미 WP는 개별 병사가 상관 등의 명령에 따라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병사의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윌리엄 샤바스 런던 미들섹스대 국제법학 교수는 “시시마린이 유죄를 인정한 이상 기소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지방법원에서 민간인 사살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군의 바딤 시시마린(21) 병장 근처에 유족이 앉아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시마린의 총탄에 남편을 잃은 카테리나 쉘리포바는 법정서 21세 러시아 군인을 향해 “왜 러시아군이 여기에 왔나요?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당신이 죽인 내 남편으로부터 나를 지켰나요?”라고 따져물었다. 시시마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현재까지 1만1000여건의 러시아군 전쟁범죄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 범죄의 증거를 수집하고 기록해 자국 법정에 세우고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을 통해 단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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