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2일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50억 달러(약 6조 3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날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계획을 전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005380)그룹의 대미 신규 투자 규모는 2025년까지 1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정 회장의 깜짝 선물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현대차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20분간 단독 면담을 한 뒤 공동 발표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전했다. 당초 만남은 10분 안팎으로 예상됐으나 현대차그룹의 추가 투자 계획 발표 등으로 예정된 시간을 많이 넘겼다. 발표 이후에도 두 사람은 환담을 이어가며 바이든 대통령이 정 회장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친밀한 분위기였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서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미국 기업들과 로보틱스·UAM·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1일에도 미국 조지아주(州)에 55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해 연산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미국에 완성차 공장을 세우는 것은 2005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후 20년 만이다. 정 회장은 “새로운 전기차 전용 공장은 미국 소비자를 위한 고품질의 전기차를 생산해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동차 산업의 리더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투자로 8000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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