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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송강호 "극장서 인사하는 날 돌아와 기뻐"

[영화 '브로커' 기자간담회]

생명의 가치 이야기하는 작품

국가 떠나 이질감 전혀 없을것

칸 수상순간 일시적으로 패닉

감동은 야금야금 느끼고 싶어





“2019년 ‘기생충’ 이후 처음으로 극장에서 인사를 드리게 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 영화인들도 극장에서 그 동안 준비했던 작품을 소개하고 이야기할 날이 이렇게 왔습니다. 관객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영화인들도 이런 날이 하루빨리 오게 되기를 기다려 왔습니다”

송강호는 3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작품을 공개하게 된 데 대해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그는 지난 28일 막을 내린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이 작품으로 한국 배우 중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누구보다 큰 관심을 받는 상황.

그는 수상 이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고 있으며, 과찬을 받고 있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감동을 천천히 야금야금 느끼고 싶다”고 덧붙여 말하며 쑥스러웠는지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영화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제가 뭘 잘했다기보다 송강호의 그간 성과가 인정받은 게 아닌가 한다”며 “저는 출연배우가 수상하면 매우 기뻐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시상식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정오 쯤 영화제 측에서 참석하라는 전화를 받기 전까지 극도로 긴장됐지만 막상 시상식장에서는 떨리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어떤 상을 받느냐의 차이일 뿐, 본상 7개 중 하나는 받는 게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본인의 이름이 불린 후로는 “당시 어떤 감정과 생각이 들었는지 지금도 복기가 잘 안 된다”며 “순간적으로 패닉이 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기쁘다는 감정에 앞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봉준호 감독은 런던에서 머물다 송강호에게 축하 문자를 보냈고, 현재 촬영 중인 영화 ‘거미집’에서 송강호와 작업하는 김지운 감독도 수상 직후 연락해왔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빼돌려서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진정한 가치를 묻는 작품이다. 극중 상현(송강호)·동수(강동원) 두 사람은 버려진 아이를 잘 키워줄 부모를 찾아주는 선의를 강조하지만 엄연한 범죄자며, 여정을 함께 하는 아이 엄마 소영(이지은)은 숨기고 있는 커다란 죄가 있다. 이들을 추적하는 경찰 수진(배두나)는 아이의 행복보다 이들을 잡는데 신경을 쓰며 위법성 함정수사도 서슴지 않는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처럼 선악의 경계가 모호한 인물들을 연출해내면서도 살아 있다는 생명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대사를 통해 직설적으로 전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작품을 만들며 세 가지의 커다란 박스를 생각했다고 한다. 첫번째는 아이가 버려지는 베이비박스, 두번째로 인물들이 타고 다니는 차량, 마지막으로는 사회를 하나의 커다란 박스로 가정했다. 그는 “인물의 선악 경계가 허물어지고 심경이 변화하는 것들을 담아내는 존재로서 사회를 생각했다”며 “사회란 큰 상자 속에서 아이가 축복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한 아이를 버리는 문제에 대한 비판이 주로 어머니로 향하는 점을 지적하며 “본질적 문제와 진정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좀 더 생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영화에 대해 “생명이란 문제를 다루지만 이를 풀어가면서도 많은 물음과 함께 가슴 깊이 받아들이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의 첫 장면부터 갓난아기의 소중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따뜻하게 출발하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냉정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진정한 따듯함이 뭔지, ‘우리는 혹시 따듯함을 가장해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질문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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