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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뛴게 없다" 지갑만 텅텅…14년만에 최악 물가

■물가 14년 만에 최고…韓경제 휘청

우크라發 석유·축산물 요동 속

거리두기 해제로 수요압력 커져

서비스 물가도 추가 급등 불가피

'제로관세' 등 쓸 카드 다 써 비상

3일 서울 시내 음식점 거리. 연합뉴스




5월 물가 상승률이 13년 9개월 만에 5% 중반대까지 치솟은 가장 큰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에 기여한 비중이 34.6%나 됐는데 이들 모두 전쟁 장기화에 따른 품목으로 꼽힌다. 정부가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서민 경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류는 3개월 연속 30%대 상승률을 찍었다. 그중에서도 경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5.8% 올라 2008년 7월(51.2%)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화물차와 택배 차량 등 경유를 사용하는 생계형 운전자들의 체감 고통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에도 중국 상하이의 봉쇄 해제 및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제한 등 악재가 겹쳐 원유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안정될 조짐을 보였던 농축수산물 가격도 다시 뛰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4.2% 올라 4월(1.9%)보다 상승 폭이 더 가팔라졌다. 수입 소고기 가격이 27.9% 올랐고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도 각각 20.7%, 16.1% 상승했다. 통계청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비 부담이 커졌는데 외식이 늘며 축산물 수요가 커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채소류와 과실류 등이 포함된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0.6% 떨어졌으나 이조차도 언제든 오를 수 있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여름에는 기온과 강수·일조량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의 수확량과 그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조만간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요 압력이 점차 커지는 점도 불안하다. 거리 두기 해제로 공연·축제 등 외부 행사가 늘고 있는데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실타래가 더 꼬일 수 있다.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하며 이미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개인 서비스 물가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도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천 위원은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물가를 잡을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가 물가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밀과 돼지고기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0%로 끌어내리며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썼다는 평가다.

결국 정부가 사람들의 지출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류세 인하 연장이 대표 사례다.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늘렸다. 30% 인하책은 다음 달 말 종료되는데 이 조치가 한 차례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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