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이 시행된 뒤 대표 혜택 항목인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진료 비용이 지난 3년 사이 10배가량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MRI·초음파 진료비 총액은 2018년 1891억 원에서 2021년 1조 8476억 원으로 무려 9.7배나 늘었다. MRI는 11.6배, 초음파는 9.1배나 증가했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환자의 비용 부담이 줄자 촬영 빈도가 늘어나면서 지급액이 급증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초음파·MRI 등 그동안 환자들이 전액 부담해야 했던 ‘비급여 의료 항목’에 2018년부터 건강보험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이 건보 재정을 악화시키고 결국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는 점이다. 2017년까지 7년 연속 흑자였던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2018년 적자로 돌아선 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해마다 보험료를 3% 내외로 올리고 국고 지원도 2017년 7조 원에서 20년 9조 7000억여 원으로 늘렸지만 적자를 메우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2017년 20조 원을 넘던 건강보험 적립금이 올해 12조 원으로 줄었다. 적립금은 2024년 3조 원까지 감소한 뒤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도 최근 특별감사를 통해 ‘MRI 등 건강보험 보장 확대 항목에 대한 심사가 부실해 의료비가 과다 지출됐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건보가 내년 의약 수가를 1.98% 인상하기로 하면서 근로자·사업자가 부담하는 소득 대비 건강보험료율은 내년에 7%를 넘어서게 된다.
게다가 건보에 대한 국고 지원은 올해까지만 가능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은 급증할 수밖에 없다.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보장성 항목 확대를 밀어붙인 문재인 케어를 대수술하지 않으면 건보 재정 건전화를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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