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은 모든 잘못된 이유로 국가적인 담론이 됐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미국의 공급망은 기술과 프로세스의 균열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플렉스포트는 기술과 물리적 세계를 통합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데이브 클라크 전 아마존 월드와이드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 겸 사장)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오른팔이자 23년간 아마존에서 일하며 유통 제국을 세우는 데 활약한 클라크 전 아마존 이 이 같은 퇴사의 변을 밝히며 합류한 곳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창업 10년차를 맞은 공급망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플렉스포트다.
공급망 문제 해결사로 등장한 플렉스포트
8일(현지 시간) 클라크 전 아마존 소비자 사장은 자신의 링크드인에 오는 9월부터 플렉스포트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유통 부문의 골몰을 해온 자신의 2막으로 공급망 분야를 점찍은 것이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전세계적인 공급망 대란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만성적인 질환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 데 있어 플렉스포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플렉스포트는 라이언 피터슨 창업자가 2013년 창업을 한 뒤 공급망 소프트웨어 한 분야에 집중했다. 특히 전세계 112개국을 상대로 페이퍼 타월부터 스피커, 신발 등까지 모든 제품의 물류 선적 및 이동, 통관 절차, 재고 파이낸싱, 보험 등을 통합해 처리할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 최근에 기업 가치가 80억 달러(약 10조원)으로 평가 받았다. 지난해 기준 플렉스포트의 매출은 33억 달러(약 4조2000억원)에 달한다. 벤처투자사 A16z의 창업자인 안드리센 호로위츠를 비롯해 쇼피파이, 소프트뱅크 등 거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아마존 노하우,네트워크로 날개 달까
유통 제국에서 공급망을 실질적으로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클라크 전 사장을 영입한 플렉스포트는 막대한 네트워크와 23년 경험의 노하우를 통해 회사의 스케일업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클라크 전 총괄이 CEO로 부임하면서 피터슨 창업자는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다. 피터슨 창업자는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가 가진 가능성만큼 크지 못할까봐 겁이 났다”며 “사실 데이브 전 총괄을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을 못 해봤을 정도로 진짜 와일드카드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직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커머스의 시대가 가고 공급망 소프트웨어 분야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라는 평가도 나왔다. 클라크 전 사장은 지난 1분기 아마존이 7년 만에 순손실을 기록하고 전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대란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어 아마존을 떠나는 것이라는 일부 추측은 틀렸다고 선을 그었다. 아마존의 창업 5년차인 1999년에 입사해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그는 공급망 내에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설계하는 일들이 정말 힘들지만 즐겁다"며 “작은 조직으로 돌아가 CEO로서 일을 꾸려내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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