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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버텼는데…경험 못한 인플레에 "가게 접습니다"

■ 물가 치솟자 “창업 포기, 폐업 결정”

치즈 가격은 작년 대비 50% 오르고

식용유 값은 일주일 사이 6000원 ‘쑥’

포장 용기까지 “값이 안 오른 게 없어”

자영업자들 “떠넘기기식 매물 는다”

지난 1월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폐업 점포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날이 갈수록 치솟는 물가에 창업을 포기하거나 폐업을 결정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음식 재료비에 포장 용기까지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진 탓이다.

14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재료값, 배달비, 인건비가 폭등하면서 가게 문을 닫겠다”거나 “계약금을 날리더라도 창업을 포기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서울시 전체 폐업률은 3.5%에 달했다.

청주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불과 이틀 전에 9900원에 납품 받았던 재료가 1만 4000원이 됐다”며 “앞으로 식자재 가격은 오를 일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니 더 버티기가 힘들어 폐업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치킨 가게 사장 박 모(45) 씨도 “물가가 치솟고 재료값이 너무 올라 남는 게 없으니 장사에 흥미를 못 느끼겠다”며 “가게를 양도하려고 하는데 요즘 치킨 가게가 워낙 매물이 많이 나와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급등한 물가에 창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창업을 고민하던 B 씨는 “요즘은 뉴스 보기 무섭다. 식료품 값에 이어 이젠 전기, 가스비도 오른다”며 “몇 년 뒤에 후회하느니 가계약금을 날리고서라도 창업을 미루는 게 나아 보여 계약을 물렀다”고 밝혔다.



이들이 폐업 혹은 창업 포기를 결정한 이유는 각종 재료 값이 짧은 기간에 감당할 수 없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치즈의 경우 작년 대비 가격이 이미 50% 이상 뛰었다는 게 피자 가게 사장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신 모(63) 씨는 “2.5kg 냉장보관용 치즈 1봉을 2만 1500원에 납품 받았는데 한 달 사이에 2만 6000원으로 올랐다”며 “한 번 오를 때 5000원씩 쑥 오르는데 8월쯤 또 오른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달 구매 대란이 일었던 식용유도 상황은 비슷하다. 핫도그 가게를 운영한다고 밝힌 C 씨는 “식용유 가격이 일주일 사이에 6000원이 또 올랐다”며 “제일 싼 걸 구매 중이지만 그마저도 한 통에 6만 원이나 한다. 하루도 쉼 없이 오르니 ‘오르는구나’ 체감할 시간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름 값이 오르면서 원유 기반으로 제작되는 비닐, 플라스틱 등 포장 용기 가격도 덩달아 뛰며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구매하는 포장 용기 구매 사이트에 따르면 주로 탕, 국 등을 포장할 때 쓰는 타원형 플라스틱 용기 50개 묶음이 지난해 말 5만 1700원에서 5만 8000원 선으로 올랐다. 배달 전문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D 씨는 “지난달 5만 7000원이었던 용기가 배송비 포함 7만 2000원이 됐다”고 한탄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뾰족한 해법은 없다. 서울 중랑구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요식업 하는 사람들은 재료값 상승에 가격을 올리지만 소비자는 고금리, 고물가 상황에서 지갑을 점점 닫고 있다”며 “치즈값, 기름값은 폭등하는데 본사에선 아무 대안도 없고, 손에 쥐는 것도 없다 보니 지금 있는 가게들도 다 매물을 던진다. 다 떠넘기기 식”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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