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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데이비드 아인혼





2008년 5월 당시 리먼브러더스의 회계 처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매도 포지션을 취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있었다. 그로부터 넉 달 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자 업계의 관심은 그에게 집중됐다. 주인공은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이었다. 리먼의 파산으로 그는 단번에 헤지펀드 업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아인혼은 1968년 미국 뉴저지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대표적 아이비리그로 꼽히는 코넬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뒤 1996년 자본금 90만 달러(약 10억 원)로 그린라이트캐피털을 설립했다. 창업 이듬해인 1997년 57.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회사 설립 이후 10년 동안 연간 평균 수익률이 26%에 달할 정도로 그는 탁월한 투자 능력을 보여줬다.



아인혼은 거침없고 솔직한 발언으로 더욱 유명하다. 2001년 당시 투자 콘퍼런스에서 얼라이드캐피털이 대출금 가치를 부적절하게 부풀리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튿날 얼라이드의 주가가 20% 넘게 곤두박질쳤다. 2012년에는 허벌라이프의 판매 관행 등에 대해 질문 공세를 퍼부어 이 회사 주가를 하룻밤 새 20% 이상 떨어뜨리기도 했다. 아인혼의 말 한마디에 한 회사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을 일컬어 ‘아인혼드’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아인혼이 최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비판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허세를 부리고 있다” “연준이 아이스크림을 푸는 숟가락으로 눈 덮인 진입로를 치우고 있다” 등의 쓴소리를 쏟아냈다.

공교롭게도 아인혼의 비판 이후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지만 시장에서는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이 다음 달에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의 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경제 주체들의 고통 분담이 불가피한 만큼 국민을 설득하면서 타이밍에 맞는 정교한 정책 조합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할 때다. ‘숟가락으로 눈길을 치우기 어렵다’는 아인혼의 경고를 새겨 위기 때일수록 과감하면서도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통해 꺼져 가는 성장 동력을 재점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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