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가 손님에게 “금연구역이니 담배 좀 꺼달라”는 부탁을 했다가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피해 사실을 공유했다.
A씨의 편의점은 버스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며 바로 위층은 가정집이다. 편의점 앞에 야외파라솔이 설치돼있으나 금연구역이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날 한 남성 손님은 일행과 함께 야외파라솔에 자리를 잡았고 이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A씨는 "금연구역이니 담배 좀 꺼달라"며 머리를 조아리고 정중히 부탁했다. 그는 손짓을 써가며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고, 두 손을 모아 빌면서 재차 요청했다.
그러자 만취한 남성이 "내 동네에서 누가 뭐라 하냐. 뭐라 하는 사람 있으면 데려와라. 네가 뭔데 지껄이냐. 말이 많다"면서 A씨를 밀쳤다고 A씨는 주장했다.
직접 공개한 영상 속에는 이들의 다툼 장면 일부가 담겼다. A씨가 남성을 향해 삿대질하자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A씨와 마주했다. 이어 손을 올려 때리려고 시늉했고 A씨가 항의하듯 다가가자 남성은 A씨 어깨를 밀쳤다. 이후 남성의 일행이 두 사람을 말리던 중 남성은 A씨의 뺨을 때렸다.
A씨는 "남성은 같은 동네에서 가족끼리 장사하는 분"이라면서 사과는커녕 '좋게 끝내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밝혔다.
남성 측 가족은 "미안하게 됐다. 좋게 끝내라. 원하는 게 뭐냐. 우리가 많이 팔아주지 않냐"며 "그냥 좋게 끝내면 되는 걸 왜 일을 크게 만드냐. 우리 아저씨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오히려 (내게) 뒤집어 씌우려 하고 폭행 당사자인 남성은 입 꾹 다문 채 '절대 때린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본인 아들보다 어린 딸뻘 손찌검하고 양아치처럼 '그런 적 없다'고 부인하는 거 정말 부끄럽지도 않냐"고 비판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A씨는 야간 일을 하지 못하고 잠도 못 잤다고 토로했다. 그는 "응급실에서 새벽 2시부터 아침 9시까지 있다가 왔다"며 "동네에서 편의점 하면 죄인인지, 만만한 게 편의점인지. 참 무시당하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동네에서 가족끼리 장사 하시는 분이 인성도 터지시고 사람도 터뜨리려고 하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영상을 접한 이들은 "폭행으로 신고하라"고 입 모아 말했다. 이들은 "험한 말이 서로 오갔어도 폭행은 범법행위", "본인도 장사하면서 왜 남의 가게 와서 진상이냐", "금연구역이라고 떡하니 붙어 있는데 못 볼 순 있어도 들었으면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저렇게 정중하게 두 손 모으고 부탁하면 나 같으면 민망해서라도 담배 끄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행법상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34조에 따라 흡연 지정구역이 아닌 곳 즉,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한 자에게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