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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광년 밖 행성서 물 발견…"은하 어딘가 생명체 존재 확신"

■ 나사, 제임스웹 망원경 추가 사진 공개

봉황자리 속 행성 빛 파장 분석

구름 등 수증기 형태 특징 포착

남쪽 고리 성운·소은하군 등

가스·우주먼지 자세하게 잡아

NASA의 웹망원경이 찍은 용골자리 성운의 우주절벽과 아기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통해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에서 수증기 형태의 물을 확인했다고 12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발표했다.

나사는 웹 망원경을 통해 외계행성 WASP-96 b의 빛 파장을 분석해 대기 구성 물질 등을 밝혀내는 분광 작업 자료를 분석해 이 행성의 대기에서 수증기를 발견했다. WASP-96 b와 이 행성의 대기가 별 앞을 지나갈 때 발생하는 현상을 관측해 이 행성 대기에 수증기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WASP-96 b는 봉황자리에 위치한 거대 가스 행성으로 질량은 목성의 절반 정도다. 2014년 발견된 이 행성은 3∼4일 공전 주기로 항성을 돈다. 나사는 “웹 망원경이 외계행성을 둘러싼 대기에서 구름·연무와 함께 물의 뚜렷한 특징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외계행성 WASP-96 b 대기를 분석한 자료


인류 역사상 가장 성능이 좋은 우주 망원경인 웹 망원경은 지난해 12월 우주로 발사됐다. 올해 2월 지구에서 약 160만 ㎞ 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L2)’ 궤도에 안착했다. 근적외선카메라와 중적외선 장비를 활용해 별의 요람과 무덤 등 베일에 가린 우주의 속살을 드러냈고 외계행성 대기까지 분석해내는 역량을 과시했다.

실제 나사는 웹 망원경으로 지금까지 인류가 찍은 우주 가운데 가장 멀고, 깊숙한 곳의 고해상도 사진을 공개했다.

이 중 ‘남쪽 고리 성운’은 약 2000광년 떨어진 돛자리에서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가스구름이 팽창하는 곳이다. ‘8렬 행성’으로도 불리며 성운의 지름이 약 0.5광년에 달한다. 남쪽고리 성운은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카메라와 중적외선 장비로 촬영됐다. 나사는 어두워지며 죽어가는 이 별이 내뿜는 가스와 우주먼지를 자세하게 포착했다



'스테판의 5중주' 소은하군


약 2억9000만 광년 밖 페가수스자리에 있는 ‘스테판의 오중주’도 신비롭다. 이 소은하군은 1877년 최초로 발견됐고, 은하 5개 중 네 개가 서로 중력으로 묶여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나사는 “은하들이 중력 작용의 춤을 추면서 서로 끌어당기고 있다”며 은하들이 충돌하는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별들의 요람으로 알려진 용골자리 성운이 품은 ‘우주 절벽’과 아기별들의 사진도 흥미롭다. 무정형의 용골자리 성운은 지구에서 약 7600광년 떨어져 있는데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성운은 태양보다 몇 배나 더 큰 대형 별의 산실로 알려져 있다.

웹 망원경의 '첫빛' 이미지·분광자료


태고의 빛을 담은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도 눈길을 끈다. 이 은하단은 멀리 떨어진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중력 렌즈’ 역할을 한다. 빅뱅 이후 8억 년 뒤인 130억 년 전에 만들어진 초기 우주 천체의 빛도 관측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모든 이미지는 새로운 발견이다. 각각의 사진은 인류가 전에 본 적이 없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존 매더 나사 선임 과학자는 “사진을 보면 볼수록 은하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캐서린 캘빈 NASA 수석 과학자는 “이미지 안의 작은 점이 하나의 은하인데 정말 보고도 믿기 어려운 장면”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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