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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 철강 흔들리면 전방위 타격…건설·가전은 이미 '중상'

[뚜렷해지는 산업계 침체]

◆철강값 확 내린 포스코

글로벌 초긴축 스텝에 수요 충격

석달새 니켈 36%·코발트 26%↓

가전 재고 쌓이고 車 생산도 뚝

국내 강판가격에 악영향 불가피

반·배도 '실적악화' 전이 우려





스테인리스는 주로 건축용 마감재, 배터리팩용으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스테인리스 가격의 급락은 전방 산업인 건축과 배터리·가전 등의 수요가 급감,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철강 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소재인 철강 가격 하락은 결국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그 깊이가 예상보다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은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맞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치솟았던 원자재 가격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초강세,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급감 등 여파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여기에 가전·스마트폰 등 핵심 완성품 수출 상품 수요가 급감하고 반도체·차량 등도 하반기 수요 위축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테인리스뿐 아니라 각종 주요 철강 제품 가격도 동시다발로 내려가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출하하는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내렸다. 회사 측이 밝힌 가격 인하 이유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원자재가 하락뿐 아니라 전방 산업 수요 감소로 글로벌 철강 시세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이달 말 기준 중국 열연강판 오퍼 가격은 톤당 6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20개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 중국 제철소의 제품 재고도 2052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늘어났다.

주요 원자재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가격 정보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가격은 월평균 기준 4월 톤당 3만 3298달러에서 이달 2만 1338달러로 35.9% 하락했다. 코발트는 같은 기간 8만 1789달러에서 5만 9995달러로 26.6% 떨어졌다. 마그네슘(29.6%), 아연(25.9%) 등 다른 주요 원자재들도 3개월 사이 가격이 곤두박질치는 중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 폭락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결과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긴축 정책에 들어섰고 고금리, 달러화 강세 등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주요 산업의 경기 빙하기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를 누렸던 가전 업계는 수요 급감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난해(2억 1660만 7000대)보다 2.22% 감소한 2억 879만 4000대로 예상된다. 핵심 수출 상품인 스마트폰 또한 5월 2020년 5월 이후 2년 만에 글로벌 월간 판매량이 1억 대 이하로 떨어지는 등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출하량은 1분기 7300만 대 대비 1000만 대 이상 줄어든 6100만 대로 추정된다. 국내 완성차 생산도 올해 4년 연속 400만 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강판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산업인 반도체에서도 하반기 가격 하락 전망이 점쳐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핵심 제품들의 가격이 하반기에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 침체 가능성에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 공장 증설 보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석유화학 업계의 부진도 우려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2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케미칼(95% 감소), 금호석유화학(54% 감소) 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전방 산업 수요 확대 등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로 인한 수요 위축, 글로벌 업체의 설비 재가동 등으로 실적이 둔화되는 양상이다. 급성장해온 배터리 업계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956억 원(잠정)으로 전 분기에 비해 24.4%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완제품 수출 품목의 수요 부진이 나타나고 있고 글로벌 경제 여건 악화로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경기 침체의 전조 신호가 나온다”며 “적극적인 기업 전략 재설정 등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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