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신임 사장이 러시아가 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주장을 또 내놨다. 하지만 협력 파트너인 미 항공우주국(NASA)에는 공식적인 철수 의사가 전달되지 않아 러시아의 엄포가 서방의 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 사장은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2024년 이후 ISS에서 탈퇴한다는 결정은 이미 내려졌고 지금도 유효하다”며 “그때까지 러시아 자체 우주정거장 구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보고했다. 러시아는 이전에도 2024년 이후 철수 계획을 밝혀왔는데 신임 사장이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2030년까지 ISS를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인 미 항공우주국(NASA)은 “(러시아에게) 공식적인 철수 의사를 전달받지 못했다”며 “공식적인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각국 우주 기관들은 수년 간 고도로 협력해왔다”며 “(러시아의 철수는) 불행한 전개”라고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서방에 제재 완화를 촉구하기 위해 ‘철수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8년 출범 이후 탈냉전기 국제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ISS는 지금도 15개 참여국이 서로의 기술에 깊게 의존하며 협력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주 분야에 제재를 가하자 러시아는 제재를 철회해야만 ISS 운영 연장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맞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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