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참전기념공원에 ‘추모의 벽’이 준공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한미 동맹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준공식에 불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정전협정 체결 후 이어진 평화가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이날 열린 ‘추모의 벽’ 준공식 행사에서 희생 군인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추모의 벽은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 총 4만 3808명의 이름을 새긴 기념물이다. 워싱턴DC에 6·25전쟁 전사자 이름을 새긴 기념물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2008년 추모의 벽 건립이 추진됐고, 삼성·현대자동차·SK 등 민간 기업의 협력으로 이날 준공됐다.
윤 대통령은 박민식 보훈처장을 통해 전한 축사에서 “추모의 벽은 한미 혈맹의 강고함을 나타내는 조형물”이라며 “전 세계인에게 한국전쟁을 알리는 역사적 상징물이자 평화의 공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많은 미국 청년이 가족의 품을 떠나 전쟁의 포화 속에 뛰어든 것을 회고하며 “여러분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자유의 수호자이자 진정한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정전협정일을 기념해 포고문을 내고 “정전협정 체결 후 70여 년간 이어진 평화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이끌었다”며 “이를 통해 한미가 강력한 동맹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박 처장,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과 아미 베라 하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전날 추모의 벽 건립을 기념한 만찬에서 “한미 동맹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모범적인 동맹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정전기념일을 맞아 미군과 유엔군 등 희생자에 대한 추모 행사가 열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유엔 참전 용사들의 인류애를 늘 기억하겠다”며 “내년 정전 70주년 기념식을 최고 예우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정전협정일을 ‘전승절’로 칭하며 전국노병대회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당초 예상과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고 핵실험 시기 등에 대한 별도의 메시지도 나오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