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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빼고 다 판다"…5대그룹도 생존 몸부림

■ 복합위기에 자산 줄줄이 매각

G2 성장세 위축·3高 위험 직면

삼성·LG디스플레이 LCD 철수

SKC '기업모태' 필름 부문 정리

핵심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

최악상황 대비 선제적 현금 확보





글로벌 경기 위축 가속화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비핵심 자산을 적극 매각·정리하면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G2)의 성장세가 위축되고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영향이 짙어지면서 적자를 내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자산을 팔아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자동차·SK·LG·포스코 등 5대 그룹 계열사들은 사업 경쟁력 또는 수익성이 약화된 비핵심 사업 분야를 매각 또는 정리하고 있다. 미래가 불투명한 기존 사업을 계속 잡고 있기보다는 과감히 정리해 신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빅2’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최근 나란히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LG전자(066570)는 지난달 태양광 패널 생산·판매를 완전히 접고 사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3월에는 전장 사업 효율화를 위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회사 ‘알루토’를 정리했다. SK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인 SKC(011790)는 지난달 기업의 모태 사업인 필름 사업을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했다. 하반기 매출 전망이 불투명한 철강사들도 선제적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중국법인 지분 90%를 지방정부에 팔기로 했으며 포스코는 브라질 제철소 지분 20%를 매각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사업을 재편하는 배경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최근 몇 년간 주요 기업들의 기업 재편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같은 제도적인 이유가 컸지만 지금은 ‘생존’을 위한 목적이 주가 되고 있다.

핵심 사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최대 시장인 미국·중국이 성장세 둔화 속에 소비 침체가 예상되는 데다 글로벌 경기 또한 갈수록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복합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이 기존 사업 중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는 접고 새로운 성장 동력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체질 개선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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