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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B급 상품 반값에 사는 법[지구용]

잘못 잘린 샴푸바, 색깔 변한 천연수세미 판매하는 '노프'

하자 생겨 폐기되는 상품 '구출', 기업 입장에서도 이득

사진제공=노프




지구용 트위터를 팔로하고 있는 용사님이라면 보셨을 거예요. 얼마 전 리트윗 폭발했던 ‘노프(NOFF, 쇼핑몰 링크)’ 트윗을요. 노프가 뭐하는 데냐면, 품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하자가 생긴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긴급 구출 플랫폼’이에요. 그냥 색깔이 변했을 뿐인 설거지용 수세미라든가, 안 이쁘게 잘린 샴푸바라든가, 미세한 주름이 생겨서 못 파는 한지가죽 가방 같은 물건들을 40~60% 이상 할인가에 판매해요(요즘 빨리 품절돼서 이 레터를 읽을 때쯤엔 없을 수도 있어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트윗이 흥한 김에 노프의 김기훈 대표님을 만나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어요.

조카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세상


◆어쩌다 노프를 시작했어?

:친한 과 선배(지금은 직장인이자 김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의 조카가 2년 전에 태어났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조카에게 어떤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지. 그래서 노프 인스타그램을 만들어서 일단 환경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어(실행력 무엇...). 전국 제로웨이스트샵 지도를 만들기도 하고. 그렇게 2년쯤 만들다 보니까 지속 가능하려면 돈이 필요하겠더라고. 그래서 어떤 사업 아이템이 좋을지 1년을 더 고민했지. 그러다 ‘B급 상품 구출’이란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야. 리퍼브 상품 판매 같은 아이디어는 흔하지만 거기에 친환경을 더한 거지. 나도 사랑하는 조카가 있는데, 그래서인지 환경을 자꾸 고민하게 돼.

김기훈(가운데) 노프 대표와 조카들의 즐거운 한때. /사진제공=노프


◆너무 좋은 생각인 것 같아. 나도 노프에서 올인원 비누 하나 샀어.

:저렴한 게 진짜 강점이지. 기업들도 버리는 대신 원가라도 받고 판매할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한 30여종을 구출했고, 종류당 한 30~40개쯤 구출 요청이 들어오다가 지구용 트위터를 통해서 알려진 다음부턴 막 1000개씩 구출 요청이 들어오고 그래.

◆구출 상품은 어디서 어떻게 찾는 거야?

:친환경이란 취지에 맞는 기업에는 무작정 연락을 해. 한 100군데 연락하면 한 군데쯤 답이 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기업들로 최대한 섭외를 하는데, 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싶으면 개선할 건지 확인하고 판매를 하기도 해. 예를 들어 ‘이퀄베리’란 브랜드의 스킨케어 제품이 있는데, 곧 친환경 종이 튜브로 제품 리뉴얼을 할 계획이야. 그렇다고 기존의 플라스틱 용기 제품을 다 버릴 순 없잖아. 그래서 노프에서 판매 중이야.

요즘에는 제로웨이스트샵들과도 구출을 논의하고 있어. 제로웨이스트샵에서도 하자로 못 팔게 되는 제품들이 분명 생겨나거든.

에디터 주 : 이퀄베리는 국내 최초로 제품에 한국어&영어 점자를 새긴 스킨케어 브랜드예요. 용기별로 크기와 모양을 다르게 해서 시각장애인이 손에 쥐기만 해도 알 수 있도록 했고요. 지금은 플라스틱 용기(왼쪽)에서 종이 튜브로 제품 리뉴얼을 준비 중.


구출작전은 계속된다


◆근데 또 기업 입장에선 B급 상품 판매가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어서 걱정될 것도 같아.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악성 재고는 그냥 태우거나 묻어서 폐기해버리잖아.

:그게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긴 해. 그래서 ‘구출’이란 표현을 쓰는 거고. 폐쇄몰처럼 가격을 회원들에게만 공개하면 어떨까 싶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정면돌파하고 있어. “노프를 찾는 소비자들이라면 환경 보호·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사람들일 테고 이들이 몰랐던 브랜드, 제품을 접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지 않겠느냐”고 기업들을 설득하는 거지.

정작 울 소비자들은 정말 관대하셔:) 환경 문제에는 참 깐깐한데, 제품 박스에 묻은 얼룩에는 관대하고 택배 박스에 완충재도 필요 없다고 하시고들 말야.

노프에서 판매 중인 비건 한지가죽 가방.


◆배송일이 주 1회로 정해져 있는 이유는 뭐야?

:생산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하는 제품들이다 보니 각 기업이 매일같이 모아서 발송하긴 품이 많이 들어. 그래서 한꺼번에 모아서 주 1회 발송하게 된 거야.

◆기부도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

:판매수익의 3%를 지속가능성을 위해 쓰기로 했어. 원래는 환경 관련 스타트업이나 단체에 선물을 드리다가, 좀 더 동기 부여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 방식을 바꾸기로 했지. 환경 문제를 해결할 팀을 찾아서 지원금을 주는 식으로.

◆조만간 노프에 업데이트될 상품들 살짝 소개 부탁할게.

:아무래도 뷰티쪽이 많아. 뷰티 제품들은 유행(메이크업 제품)이나 계절(선크림 등)을 많이 타거든. 제품이 작아서 그런지 포장재가 잘 파손되기도 하고. 그럼 다 폐기돼버리는 거야. 조만간 선크림, 젠더리스 기초화장품이 업로드될 예정이고 가을용 선인장가죽 로퍼도 공개될 거야.

◇잠깐! 반품 제품의 행방


요즘 소비자들 편하라고 무료 반품, 쉬운 반품 서비스 하는 회사들 많잖아요. 특히 패션업계. 근데 미국에서 반품 제품 중 절반은 결국 주인을 못 만나고 버려진데요. 반품 과정을 거치는 동안 흠이 생긴다거나 유행이 지나서 상품 가치가 떨어져버리는 탓.

영국 아마존에서도 판매되는 제품 중 30% 이상이 반품되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494조원 규모. 우리나라 통계는 없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반품 제품들(이미 생산&유통 과정에서 탄소배출 뿜뿜)이 버려져서 지구를 오염시킨다는 사실까지 생각이 미치면...반품이 쉽다고 좋아할 일이 절대절대 아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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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돼 있습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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