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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인력 공백' 기술동맹서 찾아…韓, 인재 교류 적극 확대해야

[창간기획-팍스테크니카, 인재에 달렸다]

< 4·끝 > 신냉전을 기회로 - 美 '인재시장' 키맨 된 韓

中 유학생·채용 문턱 높인 美

동맹국 두뇌 유치로 빈틈 메워

韓 범정부 차원서 팔 걷고 나서

현지 대학·기업과 공동연구 절실

토종 인재 국내 산업 유턴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강화도 필요





“중국이 미국의 기술·지식재산권·연구를 도용해 안전·안보·경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고위험’ 중국인 대학원생과 연구원의 미국 입국을 중단·제한해 중국이 군사력을 증강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할 기술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 5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인 유학생 입국 제한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밝힌 내용이다. 당시 중국인 유학생 3000~5000명이 표적이 됐다. 이들 유학생이 중국군과 연계된 대학에서 유학비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인식이었다.

이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전문직 취업비자(H-1B)’ 규제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 정부는 2018년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기간을 1년으로 제한했다. 이들 분야는 중국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에서 지원하는 산업 분야와 겹친다. 트럼프 정부 이전에 통상 3~6주가 걸리던 중국인 유학생 대상 비자 심사는 ‘행정절차’를 핑계로 8~10주로 늘어났다.

비자 심사 강화 이후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의 취업 포기 및 귀국 사례는 속출했다. 고용주들이 중국인 채용을 꺼리면서 중국 유학생들이 졸업 후 통상 허용되는 체류 기간인 3년 내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진 탓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H-1B 비자 거부율은 2015년 6%에서 2020년 2분기 29%까지 올랐다.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들이 떠나가자 ‘인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 과정에서 혜택을 본 것이 캐나다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 3년간 미국의 대학과 기업들은 캐나다에 2만여 명의 고급 인재를 빼앗겼다. 중국인 등 아시아계 인재들이 캐나다로 자리를 옮기며 캐나다에 영주권을 신청한 미국 기반 하이테크 인재는 두 배로 늘었다.

이에 미국도 부랴부랴 인재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인 유학생이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이상 그런 의심에서 자유로운 동맹국의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는 ‘기술 정치학’이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인도·일본·호주와 4개국 협의체 ‘쿼드(Quad)’를 구성하고 인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 ‘쿼드 펠로십’을 출범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쿼드 펠로십은 4개국의 주요 과학기술 및 공학·수학(STEM) 대학원생 100명을 선정해 대학원 장학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슈밋퓨처스재단과 엑센츄어·블랙스톤·보잉·구글·마스터카드·웨스턴디지털이 이를 지원한다.

미국의 적극적인 인재 유치 과정은 동맹국이면서도 우수한 인재 풀을 보유한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올 5월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기술 동맹으로서 첨단·핵심 기술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이 인공지능(AI)·퀀텀(양자)·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인력을 교류하며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 하원이 최근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E4)를 신설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앞으로 미국은 정보기술(IT)·엔지니어링·수학·물리학 등 전문 분야의 대졸 이상 한국 국적자에게 연간 최대 1만 5000개의 취업비자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양국의 대학·기업 간 교류 확대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원준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등 한국에 경쟁 우위가 있는 기술에 대한 미국 대학·기업의 관심이 큰 반면 이를 연구 교류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만큼 국제 협력 역량을 보유한 한국 대학은 극히 소수”라며 “미국의 연구자들이 한국에 와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인재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흡수되지 않고 국내 산업 생태계와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기 위한 인센티브 강화도 필수적이다.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은 “국내 대학의 반도체 분야 정원을 늘린다지만 한국의 고급 인재가 미국의 대학·기업으로 진출하다 보면 정작 한국에서 가르치고 배울 인재들은 부족해질 수 있다”면서 “미국과 인재 교류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도 기술 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확실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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