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군비 경쟁의 여파로 국내 방위산업 기업들의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단순 수출뿐 아니라 사후 정비, 부품 교체 등 수십 년간 발생하는 애프터마켓도 동시에 커지면서 방산이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047810)(KAI)·한화디펜스·현대로템(064350) 등 국내 방산 기업들이 올 하반기와 내년께 추가 무기 수출을 위해 전담팀을 풀가동하고 있다. 내수 포화에 따른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 방산 업계는 경쟁국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특유의 납기 준수를 앞세워 전 세계 군 당국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우선 KAI가 거론된다. 이집트 군 당국은 내년 기종 선정을 목표로 고등 훈련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훈련기 소요 대수만 100여 대로 추정된다. KAI는 현지수출대응팀을 두고 이집트 당국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의 경공격기 FA 50은 경쟁 기종인 L 15(중국 AVIC), M346(이탈리아 레오나르도)과 비교했을 때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에서 우리나라 공군의 블랙이글스가 해외 군 최초로 이집트 상공에서 에어쇼를 펼친 것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2024년 시작될 예정인 미 해군 고등 훈련기 사업에 록히드마틴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미국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 시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호주는 181억 달러(약 23조 원) 규모의 육군 차세대 보병 전투 장갑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K21 장갑차를 현지 사정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이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는 다음 달 선정될 예정인데 독일의 라인메탈디펜스가 개발한 링스 장갑차와 경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호주 잠수함 교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호주는 콜린스급 잠수함 6척을 교체하는 계획을 세웠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호주를 방문해 장보고-III(KSS-III) 잠수함 모델 2종을 소개하기도 했다.
노르웨이는 올해 말 17억 달러 규모인 차기 전차 사업의 기종을 선정한다. 현대로템의 K2 전차에 대한 수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수출에 따른 매출 외에도 수십 년 동안 보장되는 사후 정비나 애프터마켓 매출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차·자주포·경공격기 등 무기 종류와 실제 계약에 따라 사정이 달라지지만 통상 후속 운영 지원 매출이 더 큰 편이다.
KAI 관계자는 “통상 30년 이상 운영하는 항공기 수명 주기를 전체 100으로 보면 개발과 양산은 30~40 정도, 후속 운영 지원은 60~70으로 시장 규모가 더 크다”고 전했다. 항공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도 단순 납품보다는 애프터마켓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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