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기업이 골프웨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한섬도 고가 브랜드를 내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올해 국내 골프웨어 시장규모가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급 이미지로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한섬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랑방과 손잡고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랑방블랑'(LANVIN BLANC)을 론칭한다고 8일 밝혔다. 한섬이 정규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랑방블랑은 '랑방'과 프랑스어로 흰색을 뜻하는 '블랑'을 합성한 것으로, 틀을 깬 차별화된 골프웨어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섬은 랑방블랑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에서 제작한 프리미엄 기능성 원단을 도입했다. 가격대는 아우터 49만~200만 원, 상의 23만 8000원~89만 8000원 등이다. 한섬은 이달 중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판교점·더현대 서울 등 4곳에 랑방블랑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공식 온라인몰인 더한섬닷컴에서 온라인 판매도 진행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안으로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10여 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섬이 골프웨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건 높은 성장세 때문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4조 6000억 원에 불과하던 국내 골프웨어 시장규모는 지난해 5조 6000억 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6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도 상반기 '구호 골프'를 론칭한 데 이어 하반기에 남성을 타깃으로 한 '란스미어 골프'를 선보일 예정이다. 구호 골프는 티셔츠 한 장에 50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 올 봄·여름 시즌 주요 상품이 모두 품절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패션 대기업 중에서는 코오롱FnC가 미국 럭셔리 골프웨어 '지포어'를 국내에 론칭하며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포어와 왁 등 골프웨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관련 업계는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기능성을 내세운 럭셔리와 스트리트 브랜드 중심의 중저가로 더욱 양분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골프웨어 관계자는 "문제는 럭셔리와 중저가 사이에 낀 매스티지 브랜드"라며 "비쌀수록 더 잘팔리는 공식이 성립할 수록 준럭셔리 브랜드도 고가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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