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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벌던 시절 정신 혼미했던 것 후회" 기술주 거품 인정한 손정의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2분기 연속 최악의 손실 기록한 비전펀드

63조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현재 48조 가치

보유 기술주 팔고 비용 관리 나서

"저가 매수 충동있지만 더 이상 타격 용납 못해"

타이거글로벌, 세콰이어펀드도 큰 손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로이터연합뉴스




"우리가 만약 좀 더 선별적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더 잘했다면 지금과 같은 무거운 타격을 입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큰 수익을 내던 시절 저는 다소 정신이 혼미한(delirious) 상태가 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굉장히 당황스럽고 후회스럽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8일(현지 시간) 올 2분기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증발하며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손 회장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그간 기업 가치 평가의 거품 속에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중국의 차량 호출 서비스 디디 글로벌, 스웨덴의 후불 결제 서비스 클라나 등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공격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비전펀드가 큰 손실을 입자 손 회장도 그간 벤처 생태계에 거품이 있었다며 투자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63조원 투입했지만 현재 가치는 48조원

공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올 2분기(회계연도 1분기) 3조1627억엔(약 30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2조1006억엔의 순손실에 이어 2분기 연속 순손실을 낸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측은 스타트업 투자 운용을 담당하는 비전 펀드에서 지난해 정점 대비 50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가 증발하면서 광범위한 손실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비전펀드2의 포트폴리오 기업 269개사 투자에 482억 달러(약 63조원)이 투입됐지만 2분기 말 기준으로 포트폴리오사의 기업 가치는 372억 달러(약 48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투자 금액의 23%가 날아간 셈이다.

/AFP연합뉴스




디디 글로벌, 우버 지분 정리하고 체질 개선 나서

비전 펀드의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뱅크 측은 보유했던 회사들의 주식을 팔고 비용을 관리하는 데 나섰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의 지분을 담보로 올 2분기 105억 달러(약 13조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3분기에는 추가로 68억 달러(약 8조9000억원)를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2018년 투자한 차량 호출 서비스 우버 테크놀로지스의 지분을 전량 매각해 15억 달러 규모의 이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기존 보유 지분을 매각해 자금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추가적인 투자 규모를 크게 줄였다. 손 회장은 "이번 분기에 전년 동기(206억 달러)의 3% 수준인 6억 달러(약 8000억원)의 투자만을 승인했다"며 비용 관리 및 체질 개선에 전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주식 시장이 하락했을 때는 투자를 하기 위해 적격이고 나 역시도 그렇게 하고 싶은 충동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면 되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는 돌이킬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19년 비전펀드1의 대표 포트폴리오였던 위워크의 기업 가치가 폭락하자 손 회장이 공개적으로 후회와 반성을 표한 지 3년 만에 다시 벌어진 일"이라며 "2017년 비전 펀드를 처음 내놓은 뒤 오랫동안 공격적인 투자로 밴처캐피털(VC) 업계를 뒤흔든 손 회장이 전략 변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사진 제공=타이거 글로벌


타이거글로벌도 VC펀드 손실 52%

비전펀드가 대표적인 폭락 사례가 됐지만 IT 스타트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다른 펀드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비전 펀드와 더불어 ‘유니콘 사냥꾼’으로 떠오른 타이거글로벌의 대표 펀드는 올 상반기에만 52% 가량 손실을 기록했다. 타이거글로벌은 투자자들에 서한을 보내 "최근 실적이 지난 21년간 쌓아온 기준과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타이거글로벌은 스노우플레이크, 워크데이 등에 투자했다. 또 IT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세콰이어 펀드도 올 들어 주가가 26% 넘게 빠졌다. IT업계의 큰 손인 애플도 지난해 3300만 달러와 올 들어 1억6900만 달러를 기업 인수에 투자해 2020년(15억 달러)에 비해 규모를 크게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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