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 비핵화 로드맵인 이른바 ‘담대한 구상’에 대해 “제재 해제에 목이 맨 김정은으로서는 마음이 좀 흔들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태 의원은 전날 논평을 내고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해줄 수 있다는 대목에서 (김정은이) ‘혹시 새로운 하노이딜을 구상해 볼까’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태 의원은 “김정은 당국이 ‘담대한 구상’에 당장은 호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미사일 도발과 같은 정세 긴장으로 나올 확률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태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은 큰 의미를 가진다”며 “지금까지 나온 보수와 진보 대통령들의 대북정책을 매우 균형적으로 한 바구니에 잘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재 해제에 목이 맨 김정은으로서는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들여다보면서 본인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초기 협상 과정부터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구나’하고 마음이 좀 흔들릴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발표 다음날 한미가 연합훈련 사전 연습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핵을 보유하고 있다가 결국 자신이 진짜 망할 수 있다고 걱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또 “김정은 정권이 실제 대화에 나와서 비핵화를 약속한다고 해도 북한이 그 약속을 지키리라는 보장은 없다. 지금까지의 비핵화 합의들은 결국 ‘검증’이라는 벽에 막혀 실패했다”며 “북한은 이미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다종의 미사일들도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커다란 대북유인책을 던져 놓고 그와 동시에 한미연합훈련을 추진해 원칙과 실용에 기초한 대북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거듭 평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다. 담대한 구상은 △대규모 식량 공급 △발전·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공항 현대화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병원·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 투자·금융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경제협력 방안을 담고 있는데, 정부는 북한의 호응을 지켜본 뒤 정치·군사적 조치도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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